부천 상동신도시 종합터미널의 건립방향에 대해 다양한 기능을 갖춘 복합터미널을 세우느냐, 아니면 단순터미널로 추진하느냐를 놓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부천시 등에서는 자가용 대중화와 철도·항공교통 활성화, 그리고 고속철도의 개통으로 버스 수요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실정에서 이용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다양한 시설의 복합화는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수송 실태 변화=건설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과거 10년간 시외버스 이용객은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93년 연간 약 6억6천700만명에 이르던 일반시외버스 이용객 규모는 2002년말 현재 3억2천900만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고속버스 이용객도 같은 기간 5천780만명에서 4천210만명대로 약 27%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또 통행수단별 총 통행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 반면 과거 10년간 일반시외버스와 고속버스의 통행량은 연 평균 7.2%씩 감소했다.
 
그러나 이같은 이용객 및 통행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체 수송수단 가운데 버스가 차지하는 분담률이 30%이상을 차지하는 등 여전히 시외·고속버스는 대중교통망의 한축을 지키고 있다.
 
실제로 지난 96년 들어선 부천시외고속버스터미널(부천시 원미구 중동)도 이용자는 줄고 있지만 요즘에도 평일 1천여명, 주말 2천~2천500여명이 이용하고 있을 정도로 경기 서부지역의 중요한 대중교통수단으로 자리하고 있다.
 
●복합터미널 사례=지난 2001년 10월 지하1층, 지상6층 규모로 세워진 수원터미널(수원시 권선구 권선동)의 경우 기본적인 운수시설 외에 판매 및 문화·집회시설 등의 관련시설을 갖추고 있다. 터미널 기본시설과 관련시설의 비율은 각각 20.3%와 79.7%로 오히려 관련시설이 더 많다. 특히 인근 부지에 대형 할인점이 들어오면서 터미널 일대가 거대한 상권을 형성,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지난 2000년 7월부터 부분 운영에 들어간 서울 센트럴시티 터미널(서울시 서초구 반포동)은 쇼핑과 문화, 레저, 숙박까지 겸한 대표적인 첨단 복합터미널이다. 용산시외버스터미널 이전추진에 따라 세워진 센트럴시티 터미널은 지하5층, 지상33층의 매머드급 규모로 터미널과 함께 쇼핑몰, 극장, 그리고 호텔까지 들어서있다.
 
이밖에 고양 일산과 성남 분당, 서수원, 오산 등지에서 복합적인 기능을 갖춘 종합터미널이 세워졌거나 현재 추진중에 있다.
 
현재 복합터미널로 추진중인 부천 상동신도시 종합터미널은 기본시설과 관련시설의 비율이 각각 25%(6천500평)와 75%(2만3천평)로 다른 터미널에 비해 관련시설이 적고 기본시설의 규모 또한 강남터미널에 이어 전국에서 두번째로 큰 규모다.
 
●전문가 의견=터미널 기능에 대한 논의는 관련 학계에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3월17일 (사)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주최로 서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도시공간구조 변화에 따른 여객자동차터미널 역할과 기능정립에 관한 세미나'에서 강남대 서충원(사회과학부 부동산학 전공) 교수는 “기존 터미널이 교통혼잡과 시설낙후로 이용객들에게 큰 불편을 주고 있다”며 “이에 따라 기존의 터미널 기능을 크게 변화시키는 복합재개발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대 이성모(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 교통전공) 교수도 “버스터미널은 이용객 감소와 토지이용의 경직성 등으로 터미널사업주체의 경영상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며 “열악한 사업성으로 시외버스터미널사업이 기피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또 “터미널이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됐으나 사업자의 채산성 보장과 효율적인 공공서비스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단일기능의 터미널을 다양한 혼합개발방식을 통한 시설과 서비스 개선으로 사업성을 확보해주는 방안도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