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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의 김학민이 지난 1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8~2019 V리그 수원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21득점을 올려 팀 승리를 견인했다. /KOVO 제공

팔꿈치 부상 정지석 대신 선발
높은 점프·긴 체공시간 '강점'
올 시즌 소방수 역할로 팀 견인
배구하는 초등생 아들도 기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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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는 남자 프로배구 인천 대한항공의 '베테랑' 김학민이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지난 1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수원 한국전력을 상대로 진행된 홈 경기에 레프트 정지석 대신 김학민을 선발로 내세웠다.

앞선 경기에서 오른쪽 팔꿈치를 다친 정지석에게 휴식을 준 것이다. 모처럼 기회를 잡은 김학민은 21득점으로 팀 승리를 견인하며 박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김학민은 "선두권 경쟁이 치열하다. 승점 차가 적어 한두 게임으로 순위가 계속 변동하기 때문에 선수들도 매우 힘든 시기"라며 "오랜만에 (선발 출전) 기회가 와서 그동안 열심히 준비해 왔던 것을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었고, 팀 승리에 힘을 보태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김학민은 베테랑 선수답게 "팀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날 1~2세트를 잡고 3~4세트에서 빨리 경기를 마무리했어야 했는데, 집중력이 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며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김학민은 높은 점프력과 긴 체공시간이 강점인 선수다. 이날 경기에서도 김학민은 녹슬지 않은 타점 높은 강타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는 "작년에는 부상으로 시합을 거의 뛰지 못해 아쉬웠다"며 "비시즌 기간에 몸이 회복됐고 훈련도 충분히 해서 이번 시즌은 컨디션이 괜찮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비시즌 때는 팀 선수들의 국가대표팀 차출이 많았다. 김학민은 "상대적으로 운동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지더라. 감독님과도 많은 얘기를 나눴다"고 농담을 건넸다.

배구를 한다는 김학민의 초등학교 3학년 아들도 아빠의 활약에 누구 못지 않게 기뻐했을 것 같다. 김학민은 "요즘은 바빠서 경기장에 자주 못 오는데, 우리 팀이 이기면 정말 좋아한다" "그날 경기에서 이기고 집에 돌아오니까 아들이 평소보다 말도 더욱 잘 듣는 것 같았다"고 웃음 지었다.

NO.8 김학민 프로필

이번 시즌 김학민은 정지석, 곽승석, 가스파리니 등 주전 공격수가 흔들릴 때면 소방수와 같은 역할로 그 공백을 메우며 팀의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그는 "보통 팀이 어려운 상황일 때 경기장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런 위기를 잘 극복해서 팀 분위기를 살리도록 하는 게 개인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천안 현대캐피탈, 서울 우리카드와 함께 3강을 형성하며 '봄 배구' 진출을 사실상 확정한 상태다. 하지만 3개 팀의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요동치는 그야말로 혼전의 연속이다.

어느 팀이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하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전력 평준화와 치열한 순위 경쟁으로 선수들이 체력적인 부담을 안고 있어 챔프전 직행 티켓을 거머쥐는 것이 관건이다.

김학민은 "선수층이 탄탄하다 보니 출전 기회가 많이 없었다"며 "선수들이 많이 지칠 시기인데, 이럴 때일수록 상대적으로 덜 뛰었던 내가 제 역할을 다해야 팀이 높은 자리로 올라갈 수 있다는 각오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이어 "지석이의 팔꿈치 부상이 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처음 팔꿈치를 다친 데다가, 민감한 부위여서 심적인 부담이 있을 것이다"며 "하지만 지석이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어 팀도 더욱 안정을 찾고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어느덧 서른 중반에 접어든 김학민은 끝으로 "힘이 닿는 대로 최대한 오래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 팀에서도 많이 배려해 주고 있다"며 "후배들을 잘 이끌어 올 시즌을 멋있게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