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지역출신들 독립운동 헌신
'3·1운동 100년' 새로운 시작 위해
순국선열들의 희생정신 되새기며
한마음 한뜻으로 지혜 모아야할 때
어느덧 3월, 따스한 봄기운을 시샘하듯 가끔 추위도 느껴보는 이맘때 불현듯 생각나는 영화 속 대사다. 지난겨울, 우리말을 사용하지 못하던 1940년대 까막눈 김판수(유해진 분)가 조선어학회 대표 류정환(윤계상 분)을 만나 말모이(사전)를 만들기 위해 비밀리에 우리말을 모으며 관객의 마음까지 웃음과 감동으로 모아준 영화 '말모이'의 대사로, 신분의 높고 낮음, 부자와 가난한 자, 나이와 성별, 지식 유무를 떠나 한민족이기에 민족혼을 불사르며 '말모이'에 마음을 모았다는 내용을 품고 있다. 영화는 망국의 한으로 우리말은 사용할 수 없는 일제강점기 '말모이'에 힘을 보태는 판수를 통해 '우리'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하는 한편 시간의 절박함, 침이 마르도록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일제의 감시를 피해 우리 글의 소중함을 전하는 모습으로 민족혼을 다시금 일깨워 준다. 조국 독립을 위해, 민족혼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던 선조들 덕분에 우리가 한글로 생각을 나누고 얘기하고 한글로 글을 쓸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낄 수 있었던 영화였다.
3·1운동 100주년인 지금 그 의미가 더 뜻깊게 다가온다. 마치 100년 전 한반도를 뒤흔들었던 '대한 독립 만세' 함성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하며 독립과 민족혼을 일깨우기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일제에 맞섰던 조상님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수치스럽고 부끄러운 역사라도 그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역사를 통해 배우고 교훈을 얻어야 한다. '역사를 기억하지 못하는 민족은 그 아픔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 있듯이 순국선열의 피와 땀으로 일구어낸 우리나라 대한민국을 미래세대가 이어가기 위해서는 3·1독립정신과 위국헌신의 정신이 반드시 필요하다.
내 고장 평택의 3·1운동은 경기남부 최초로 3월 9일 계두봉과 옥녀봉 일원에서 횃불시위로 발원하여 포승읍, 청북면, 서탄면, 오성면, 평택역, 진위면 등 평택 전 지역으로 전파되며 "대한독립만세"소리로 울려 퍼졌다. 그리고 4월 1일 평택역에서 울려 퍼진 3천여명의 만세시위에 일제는 군대를 동원, 총칼로 위협하며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는데 일부 기록에는 64명이 사망했다는 기록도 있다.
만세운동 이후 오성환, 김영오 선생처럼 많은 평택 출신 항일 운동가들이 독립운동에 투신하셨다. 우선 오성환 선생은 1919년 '형평사'를 창립하여 사회개혁운동에 참여하였으며 전라, 경기, 강원, 평안도의 동지를 모아 '형평사혁신회'를 발기했다. 사회개혁운동을 지속하다 만주로 망명하여 고려혁명당을 조직하여 무장항일투쟁을 전개하다 1926년 만주 장춘 동아정미소에서 일본 경찰에 체포돼 옥고를 치렀다. 김영오 선생은 1944년 중국 북경에서 광복군 제3지대에 입대하고 반정공작 활동을 전개했다.
이외에도 광복군 제3지대에서 활동한 김만진 선생, 광복군 제3지대에서 대적선전공작 및 적지에서 인원을 끌어들이는 초모공작을 펼진 김하진 선생, 광복군 징모제3분처에서 지하공작 책임자로 초모공작 및 항일활동을 전개한 신순우 선생 등 수많은 평택 출신 항일 운동가들이 조국독립에 헌신했다.
일제의 피바람 속 총칼에도 꺼지지 않은 민족혼으로 선열들께서는 8·15 광복을 이룩하고 내 나라 대한민국에 자유와 풍요를 누리게 했다. 3·1독립운동의 새로운 100년을 시작하는 시절, 우리는 갈등과 불통의 벽을 허물며 한마음 한뜻으로 새 시대를 만들어 가야 한다. 지금 한반도 평화정착의 기반을 새롭게 구축하는 역사적 변혁기, 과거 선열들의 독립운동 정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조국 광복을 위해 헌신하신 순국선열들과 독립유공자분들의 애국충절의 희생정신을 다시 한 번 가슴 속에 새겨보고 우리 민족의 화합과 번영을 일궈나가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양경석 경기도의원(민주당·평택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