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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예로운 은퇴식-한국전력 권영민(오른쪽) 코치가 지난 16일 열린 도드람 2018~2019시즌 V리그 한국전력과 우리카드의 경기 2세트 종료 후 '1만3천31개 세트' 신기록상을 수상한뒤 김철수 감독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OVO 제공

국내 배구 '세트 신기록' 발자취
"감독·동료의 도움 있었기에 가능"
16년 정든 코트 떠나 '지도자 길'
"다른 팀 두려워할 선수단 만들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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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배구연맹(KOVO)으로부터 세트 신기록상을 받은 권영민 수원 한국전력 코치는 "국내 배구 세트 신기록 보유자라는 건 제 힘만이 아닌, 감독과 동료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권 코치는 인하대를 졸업하고 지난 2003년 천안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다.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고 2017~2018시즌을 끝으로 은퇴할때까지 권 코치는 총 1만3천31개의 세트를 기록했다. 세트는 공격수가 득점을 올릴 수 있도록 공을 토스하는 것을 말한다. 권 코치의 세트 기록은 국내 세터 중 가장 많다.

지난 16일 세트 신기록상 시상식은 권 코치의 은퇴식을 겸해서 진행됐다.

그는 "지도자와 공격수, 선·후배들을 잘 만나 신기록을 달성하게 됐지 세트 개수를 신경 쓸 겨를 없이 달려왔다"고 밝혔다.

지난 2005년 프로 태동 이후 2005~2006시즌, 2006~2007시즌 현대캐피탈의 V리그 우승을 이끈 권영민은 190㎝의 장신이면서도, 정확성과 빠른 스피드의 토스를 구사해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지난 시즌 종료 후 16년간의 현역 생활 끝에 은퇴한 뒤 현재 한전 소속 세터들의 기본기와 기량 향상을 위해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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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코치는 지난해 4월께 은퇴를 결심한 뒤부터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해 왔다고 회상했다. 추후 진로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무렵 한국전력 김철수 감독이 코치직을 제안했다.

그는 "운이 좋게 코치로 코트에 서게 됐다. 막상 코치가 되고 나니 선수 시절과는 확연히 달라 적응이 다소 힘들기도 했었다"고 전했다.

이어 권 코치는 "선수 생활 때는 공을 잘 받아서 공격수들에게 좋은 공으로 연결해줘 포인트로 올리면 됐었다"며 "세터 코치가 되니 전문적인 이론을 비롯해 공부가 충분히 돼 있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이에 현장에서 지도자로서 시각과 판단을 늘리면서 더 좋은 세터 코치가 되기 위해 공부를 하고 있다. 최근 성적 부진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이 불발된 한전 선수들을 위해 남은 6라운드 동안 후배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겠다는 계획이다.

권 코치는 "감독님과 합심해서 선수들의 실력이 향상 될 수 있도록 하려 한다. 배구를 올해만 하고 안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년을 위해 선수들이 성장하도록 이끌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남은 시즌도 끈끈한 배구로 다른 팀들이 두려워할 수 있도록 선수단 분위기를 잘 만들어 나가겠다"라며 "구단과 선수들에게 좋은 지도자로 남고 싶다.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