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시간 근무, 집있는 시간 늘어"
편의점, 커피머신 등 가전 판매
직장인 김모(34)씨는 최근 술자리를 줄이면서 모은 여가 비용으로 가정용 게임기를 구매했다.
김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퇴근 시간이 늦다 보니 직장 동료들과 술을 먹거나 함께 식사하는 시간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올 초부터는 52시간 근무 적용으로 퇴근 시간이 빨라지고 그만큼 혼자 있는 시간이 늘다 보니 자연스레 여가를 보낼 때 이용하는 제품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자취생 최모(24·여)씨도 최근 틈날 때마다 찾던 커피전문점의 방문을 대폭 줄였다.
대신 캡슐커피 머신을 한 대 장만했다. 최씨는 "커피전문점에서 음료를 사 먹으면 최소 3천원 이상이 들지만 머신을 이용해 커피를 내려 먹으면 기존 지출 금액의 80% 이상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1인 가구 증가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등 인구·사회구조가 변화면서 나 홀로 지내는 시간이 많은 이른바 '홈족'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1인 가구 수는 2017년 556만 가구에서 2025년 670만 가구, 2045년 809만 가구로 갈수록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런 가운데 취업포털 잡코리아 등이 지난해 11월 성인 남녀 1천625명을 대상으로 '본인이 홈족이라고 생각하느냐'란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58.6%가 '그렇다'고 답했다.
자신을 홈족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 비율은 20대에서 68.5%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30대와 40대 이상에선 각각 62%, 29.6% 등을 기록했다. 젊은 연령층일수록 집에서 여가를 보내는 이들이 많은 셈이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도 이 같은 점에 주목하고 맞춤형 상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편의점 GS25는 최근 20~30대 젊은 층을 겨냥한 클래식 오디오 턴테이블, 액션캠, 드론, 닌텐도 스위치 등의 판매를 시작했다. 세븐일레븐도 1인 가구를 위한 가전제품인 미니 의류 건조기나 에스프레소 머신, 에어프라이어 등의 판매에 돌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인구 구조와 함께 여가를 즐기는 문화가 서서히 바뀌고 있다"며 "이에 소비자들의 다양해진 소비 특성을 반영한 관련 제품들을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