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3·1절 100주년 특집다큐로
대한제국 말기 유학길 45명 생애


인천 작가 이원규의 장편 역사소설 '마지막 무관생도들'이 MBC의 3·1절 100주년 특집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눈길을 끈다.

이원규 작가가 '푸른사상' 출판사에서 2016년 발간한 '마지막 무관생도들'은 대한제국 말기 삼청동 무관학교에 재학하다가 군(軍)이 폐지되고 학교가 폐교되자 순종의 명에 따라 일본 유학을 떠난 마지막 무관생도 45명의 생애를 추적한 작품이다.

항일의 길을 걷거나 친일의 길을 걸어간 당대 엘리트들의 고뇌를 파헤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작가는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더해 이야기를 재창조한 이 작품을 '팩션'(faction)이라고 밝힌다. '팩트'(fact)와 '픽션'(fiction)을 결합한 신조어다.

대한제국의 마지막 무관생도들은 일본으로 실려가는 연락선 위에서 결코 일제에 길들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일본 육군유년학교 재학 중 한일 강제병합 소식에 통곡하며 "조국이 부르는 날 독립전쟁 전선으로 달려가겠다"고 결의했다. 하지만 지청천, 조철호, 이종혁, 이동훈 등 4명을 제외한 대다수가 일본에 충성하는 장교로 살았다.

총 2부작으로 제작한 MBC 다큐멘터리는 오는 25일 오후 11시 10분에 1부를 방영하고, 3월 1일 오전에 2부를 방영할 예정이다.

1부에서는 생도들의 청년 시절을 이야기하고, 2부에서는 각 인물이 파란만장한 시대를 살아가며 승리와 패배, 우정과 배신이 얽히는 모습을 다룬다. 다큐멘터리 '아프리카의 눈물'을 연출한 장형원 프로듀서가 맡아 지난해 11월 제작에 착수했다.

제작진은 책에 싣지 못한 현장사진, 각 인물의 육군사관학교 시절 사진, 관헌 문서 등을 영상으로 잡았다.

극적인 구성을 위해 경남 합천에 있는 세트장에서 당시 상황을 뮤지컬 배우들이 출연하는 드라마로 재현하기도 했다.

이원규 작가는 "이 부끄러운 역사는 피할 수 없는 우리의 자화상"이라며 "소설과 다큐멘터리가 '내가 그때 거기 있었다면 어떻게 했을 것인가'라는 물음을 던져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