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일 국제규격 '시립경기장'
수개월째 '바닥균열' 그대로 방치
초중고 선수·이용객들 사고 우려
시체육회 "날 풀리면 보수" 해명
인천 시립 인라인 롤러경기장 바닥 균열이 장기간 방치돼 있어 이용자들의 안전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21일 오전 11시30분께 시립 동춘인라인롤러경기장.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 보니 트랙 바닥 곳곳에 크고 작은 금이 가 있었다. 최대 폭 3㎝ 정도의 균열이 5m 이상 길게 이어져 있는 곳도 있었다.
주민들은 균열 간 트랙이 수개월째 보수되지 않고 있어 경기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다칠 가능성이 크다며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엔 경기장 안에서 스케이트를 타던 박모(9)군이 바닥 틈에 걸려 넘어지면서 오른쪽 손목이 골절됐다.
박군의 어머니 김모(40)씨는 "아이가 다친 이후 인천시체육회에 시설 보수가 필요하다고 수차례 연락을 했지만, 바닥 균열은 크게 변한 것이 없다"며 "시에서 조성해 주민들이 사용하는 공간인 만큼 이용하는 사람들이 다치지 않도록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라인 롤러스케이트 지도자들 역시 지역에서 선수들이 유일하게 훈련할 수 있는 장소인 만큼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바닥 균열에 대한 보수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인천 인라인 롤러스케이트 한 지도자는 "연습을 하다 보면 스케이트 앞바퀴가 틈에 걸리거나 틈새에 있던 날카로운 돌이 튀어나와 바퀴에 박혀 넘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스케이트 속도가 빨라 바닥 균열이 심하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이달부터는 어쩔 수 없이 경기도 쪽으로 훈련을 가고 있다. 곧 시즌이 시작되는데 선수들이 안전하게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999년 준공해 운영을 시작한 시립 동춘인라인롤러경기장은 길이 200m, 폭 6m의 트랙으로, 코너 구간은 약 15도 경사로로 이뤄져 있다.
인천시에서 유일한 국제규격 경기장이다 보니 시에서 활동하는 실업팀, 초·중·고등학교 선수들이 주로 훈련하는 공간이다. 선수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이용료를 내면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다.
롤러경기장을 관리하는 인천시체육회 관계자는 "매년 봄과 가을 2차례에 걸쳐 보수하면서 운영하고 있다"며 "선수들이나 주민들이 부상당하지 않게 날이 풀리는 3월 정도 바닥균열 보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