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스플렌더호 8500 TEU급 2
인천항과 미국을 잇는 유일한 항로인 'PS1(PACIFIC SOUTH 1)'을 운항하는 현대 스플랜더호. /인천항만공사 제공

작년 영업·당기순 손실 전년比 ↑
유창근 사장, 사퇴 의사 표명까지
'항로 구조조정 대상' 우려 목소리
기항 횟수 축소 방안 등 예의주시

인천항과 미국을 잇는 유일한 항로인 'PS1(PACIFIC SOUTH 1)'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 항로를 운항하는 현대상선의 적자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의 지난해 영업 손실 규모는 5천765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전년보다 커졌다. 당기순손실도 8천83억원으로 전년 대비 32.1%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적자가 계속되자 지난 20일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은 임기를 2년 남기고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

이 때문에 적자 항로로 알려진 PS1이 현대상선의 항로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2015년 개설된 PS1은 인천항~중국 닝보(寧波)~상하이(上海)~광양항~부산항~미국 LA 롱비치항~시애틀 타코마를 운항한다. 인천항에는 주 1회 기항하며, 8천5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급 선박 4척이 운영되고 있다.

현대상선 측에선 "항로 개편에 대해선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2016년 이미 한 차례 인천항을 기항지에서 제외하기로 추진한 적이 있었던 만큼 이번에도 같은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게 항만업계 관계자들의 예측이다.

당시 현대상선은 인천항에서의 처리 화물이 1천TEU 안팎에 불과하고, 운임이 낮은 화물 중심이기 때문에 수익성 강화를 위해 인천항을 기항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PS1 운항 선박이 인천항을 기항하지 않으면, 인천항의 미주 항로는 없어지고 원양항로도 러시아 항로와 아프리카 항로 등 2개밖에 남지 않게 된다.

또 PS1 이용 수도권 화물이 부산항 등 다른 항만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화주는 육상 물류비용이 추가될 뿐만 아니라 배송 시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현재 인천항에 도착하는 오렌지 등 냉동·냉장화물은 당일 수도권 지역 화주에게 전달되고 있다.

인천항만업계 관계자는 "항로를 없애기는 어렵겠지만, 기항 횟수를 주당 1항차에서 0.5항차로 축소하는 방안 등은 고려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PS1 물동량이 20만TEU를 돌파하는 등 초창기보다 크게 늘었기 때문에 항로를 폐지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