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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재 인천본사 문화체육부 차장
프로축구 K리그1 시민구단인 인천 유나이티드가 팬들의 열렬한 응원 속에 시즌 첫 발을 내디뎠다. 지난 2일 인천과 제주 유나이티드의 개막전이 펼쳐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는 2만명에 이르는 홈 관중이 들어찼다.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이 2012년 개장한 이래 최다 관중 기록(종전 2012년 3월 11일 수원 삼성전, 1만7천662명)을 새로 쓴 것이다. 광고물 부착 등으로 판매할 수 없는 좌석이나 원정팀 응원석에 홈 팬의 입장을 제한하는 것 등을 고려하면 매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0-1로 끌려가던 후반 15분 인천의 최전방 외국인 공격수 무고사가 극적인 페널티킥 동점 골을 터뜨렸다. '골인'을 알리는 힘찬 뱃고동 소리에 이어 관중들의 뜨거운 함성이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관중들은 커다란 북소리에 맞춰 시즌 첫 골의 주인공인 "무고사!"를 연방 외치며 열광했다. 그야말로 장관(壯觀)이었다. 베트남 축구팬들도 열정적이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자국 대표팀의 주전 공격수로 활약하던 중 최근 인천 유니폼을 입고 K리그 무대에 도전한 응우옌 콩 푸엉을 응원하러 온 것이다. 인천 구단으로서는 든든한 우군이 생긴 셈이다. 베트남 국민들이 제2의 인천 서포터스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새삼 기분이 묘했다. 주전들의 타 구단 이적 등으로 선수단에 큰 변화가 있었던 인천은 이날 제주와 공방 끝에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비록 9년 연속 '개막전 무승(4무 5패) 징크스'를 끊어내지 못했어도 무고사, 남준재, 김진야, 부노자 등 지난해 시즌 1부리그 잔류를 이끈 주전들이 녹슬지 않은 실력을 발휘했다. 새로 합류한 하마드, 허용준, 박세직 등도 선전해 올 시즌 기대감을 높였다. '잔류왕'이란 인천의 낡은 타이틀을 버리고 상위 스플릿 진출을 노리는 욘 안데르센 감독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인천 홈 팬들이 한껏 힘을 실어준 개막전이었다. 이제, 구단이 보답할 때다.

/임승재 인천본사 문화체육부 차장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