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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킹 숲'-4일(한국시간) NBA 시카고와 애틀란타의 경기에서 시카고의 잭 라빈이 애틀란 센터 알렉스 렌의 블로킹을 뚫고 슛을 시도하고 있다. 애틀란타는 시카고를 123-118로 제압했다. /TODAY SPORTS=연합뉴스

'국보급 센터' 박지수 막을 이 없어
신한·우리은행 이어 장기집권 예고

'5명이상 보유' 고교팀 10개도 안돼
드래프트 선발 즉시 전력감 '희박'


2018-2019 여자농구 엠블럼
여자프로농구(WKBL) 청주 KB가 무너질 것 같지 않던 아산 우리은행을 밀어내고 13년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혹자들은 WKBL 원년인 2007~2008시즌부터 6시즌 동안 정상을 지키며 신한은행에 이어 우리은행도 6시즌 만에 왕좌에서 물러난 것을 빗대어 6년 주기설을 제기하기도 한다.

농구계에서는 박지수의 팀으로 불리는 KB가 향후 수년간 정상에서 내려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런 주장들의 이면에는 아마추어 여자농구의 열악한 현실이 깔려 있다.

프로리그가 안정적으로 정착하려면 선수들을 키워내는 아마추어 저변이 발전해 있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 여자농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국내에는 20여개의 고교팀들이 있지만 5명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팀은 10개가 채 안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다 보니 전국소년체육대회와 전국체전에 출전한 팀 중 일부는 5반칙 퇴장으로 주전 선수가 벤치로 물러나면 교체할 선수가 없어서 4명이 경기를 뛰는 모습도 연출되고는 한다.

또 공부하는 운동선수와 주말리그 도입 이후 훈련을 통해 기본기를 쌓지 못해 드래프트에서 외면받기도 한다.

비단 이런 문제는 여자농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국민적인 관심이 큰 프로야구도 드래프트에서 선발된 해외 진출이 가능한 선수를 제외한 일반 선수들의 경우 고졸 선수는 2군에서 타자는 7년, 투수는 4년 동안 다시 훈련을 해야 1군에서 활약할 수 있다는 것이 통설처럼 굳어져 있다.

4대 프로스포츠 중 드래프트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종목들은 점점 즉시 전력감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가장 열악한 여자농구의 경우도 심할수 밖에 없다.

드래프트에 나온 선수들 중 1라운드 상위 순번인 선수 몇명 외에는 전력으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경인지역을 연고로 하고 있는 A팀 관계자는 "국내에 박지수라는 선수와 몸싸움을 벌일 수 있는 센터 자체가 없다. 그런 상황에서 2017 드래프트에서 1순위를 확보한 KB가 박지수를 선택했을때 이미 KB 왕조가 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말했다.

B팀 관계자는 "박지수가 선발된 그 드래프트에서 함께 프로 유니폼을 입은 선수 중 주전으로 뛰는 선수는 없다. 2015년과 2016년 드래프트에서 선발된 선수 중에서도 벤치 멤버만 나왔을 뿐 즉시 전력감은 없었다. 특정 선수에 의존해야 하는 선수 자원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데, 새로운 왕조 탄생에만 관심이 쏠려 있다"고 지적했다.

/김종화기자 jh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