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교육청 소통도시락과 시청 시민청원 게시판에 대책을 내놓으라고 수차례 글을 올리고 기자회견도 열었던 이들의 마음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 아니었겠습니까.
2㎞ 가까운 위험천만한 통학 길에 매일 몸을 맡겨야 하는 어린아이들과 그걸 지켜봐야 하는 부모 마음이 어떨지는 교육감님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동춘1구역 도시개발구역 내에 학교 건립이 무산된다면 아파트 입주예정자들 가운데 초등학교 자녀를 둔 학부모와 아이들의 삶은 이사한 순간부터 지옥 같은 나날이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합니다. 하지만 이들의 절박한 심정과 달리 교육청은 '플랜B'를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우리나라 교육기본법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모든 아이들이 평등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역 간 교원 수급이나 학교시설 같은 교육 여건 격차를 최소화하는 시책을 마련해 실행하라고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이러한 조치를 해 줄 것으로 기대했다가는 큰 낭패를 보게 될 거라는 생각이 요즘 자주 드네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만 믿고 자칫 정보확인을 소홀히 해 치러야 하는, 학부모들이 감내해야 하는 고통이 너무 커지는 현실을 인천 여기저기서 목격합니다.
맹모삼천지교라는 말이 있습니다. 정말 인천 학부모들은 특히나 몇 배는 더 이사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천이 적어도 학부모들에게는 각자도생(各自圖生)의 도시가 된 것 같습니다. 학부모로서 각자 살 길을 도모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어 보입니다. 도성훈 교육감님, 부모 노릇하기 참 어려운 도시 인천입니다.
/김성호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