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본 -수원시립교향악단 2019 메인 사진3
수원시립교향악단 연주회 모습. /수원시립교향악단 제공

글린카 '루슬란과 류드밀라' 민속음악·왈츠 등 스타일 집결
라흐마니노프 '파가니니 광시곡' 아름다운 선율 대중적 인기
무소륵스키 '전람회의 그림' 죽은 벗 유작전 음악으로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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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준 수원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이 독일에 이어 이번에는 러시아를 선택했다.

글린카, 라흐마니노프, 무소륵스키 등 러시아 대표 작곡가의 곡을 통해 강렬한 러시아 음악의 진수를 보여준다.

연주회의 막을 여는 오페라 '루슬란과 류드밀라'는 미하일 글린카의 대표작이다. 동유럽의 전래 동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은 주인공 루슬란이 사악한 마법사에게 납치된 신부 류드밀라를 구출하는 모험담을 그린다.

글린카는 1842년에 초연한 이 작품을 통해 이탈리아오페라의 영향권 하에 있던 러시아 음악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

이 작품에는 신비로운 분위기의 선율, 중앙아시아의 민속적 분위기, 왈츠 등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들이 집결됐다.

글린카가 소재와 스타일에 러시아적 색채만을 강력하게 고집, 여러 양식과 스타일을 담았지만 이를 촘촘하게 엮어내지 못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서곡만은 큰 인기를 누리며 여러 오케스트라의 서막을 대신하고 있다. 서곡이 시작되면 곧바로 부각되는 열광적인 리듬과 선율은 오페라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결혼식 장면의 합창 '위대한 신에게 영광을'이고, 이어 등장하는 유려한 선율은 오페라 2막에 나오는 루슬란의 아리아에서 가져왔다.

두 번째 무대는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이다. 1934년 작곡된 이 작품은 위대한 비르투오소였던 니콜로 파가니니에게 라흐마니노프가 보낸 존경의 상징물이었다.

파가니니는 낭만주의 시기에 비르투오소의 원형 같은 존재였다. 파가니니의 대표작 '24개의 카프리치오'는 바이올린 연주의 새로운 기준이 됐는데, 브람스, 슈만 등 위대한 작곡가들이 이 바이올린 선율을 변주해 피아노 작품으로 가져갔다. 라흐마니노프도 그중 한 명이다.

이 곡은 원곡처럼 24개 변주로 구성됐다. 서주가 시작되면 제1변주에서 바이올린이 비로소 '주제'를 소개한다. 이어지는 변주들은 피아노와 오케스트라의 짜임새를 다양하게 그려나간다. 제8변주와 제9변주의 몰아치는 에너지에서는 라흐마니노프 특유의 악마적 감수성이 드러난다. 낭만주의 시기 피아노 협주곡의 특징 중 하나인 장대한 기상도 느낄 수 있는데 기병의 진격을 연상시키는 제14변주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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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준 예술감독

제18변주는 아름다운 선율로 유명한 대목이다. 이 부분은 영화의 주제 음악으로 쓰일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사실 이 변주부의 기법은 단순하다.

선율을 거꾸로 뒤집고 리듬을 살짝 바꾼 것이다. 이를 지나 마지막 변주들에 이르면 점차 가속도가 붙으며 숨차게 결말을 맺는다.

마지막 무대는 '러시아 5인조'로 불리는 모데스트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이다. 1874년 작곡된 이 곡은 그의 대표적인 관현악곡이다.

무소륵스키가 친구인 빅토르 알렉산드로비치 하르트만의 유작 전람회를 보고 죽은 벗을 생각하는 마음과 작품에서 느낀 감명을 음악으로 담아냈다. 10곡의 소품으로 이뤄진 작품은 하르트만이 남긴 10점의 작품을 묘사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특히 이 작품에는 전반부의 곡 사이마다 지속적으로 짧은 테마가 등장한다. 바로 '프롬나드'라는 제목이 붙은 간주곡인데, 이 곡의 시작을 장식하기도 한다.

프롬나드는 특색있는 러시아풍 멜로디로 '산책'이라는 표제가 붙는다. 전람회에서 산책하는 자는 곧 관람자다. 무소륵스키는 전람회장을 걸어 다니며 생각하고 있는 관람자들을 이 테마를 통해 묘사했다.

이번 공연에는 미국, 캐나다 등 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피아니스트 손민수가 협연자로 나서며 공연은 14일 오후 7시 30분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