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교육과 남학생들 교내 채팅방에 욕설 캡처화면 올려
특정 여성비하 발언에 교수 암시하는 '노잼·메갈충' 험담
비난여론에 공식사과문… 학교·총학 피해사례 조사 나서

경인교육대학교 남학생들이 단체 채팅방 내에서 성희롱을 저지른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남성 연예인에 이어 예비 교사들에게서도 비슷한 일이 터지자 이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21일 '경인교육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엔 이 학교 체육교육과 15학번 남학생 여럿이 채팅방에서 여학생들에 대한 성희롱과 욕설을 벌인 것으로 보이는 스마트폰 캡처 화면이 게시됐다.

게시된 자료에는 '휴가 때마다 ××(여학생 이름)랑 성관계하면서 군대 한 번 더 vs 대학 내내 성관계 안 하기'라며 특정 여학생을 염두에 둔 성적 대화가 등장한다.

다른 대화에는 한국 여성은 3일에 한 번씩 때려야 말을 듣는다는 뜻의 인터넷 비속어인 '삼일한'이라는 말이 등장하기도 한다.

예비 교사들이 나눴을 거라고 믿기 힘든 폭력적인 표현도 확인된다.

"씨× 진짜 몽둥이로 처맞고 ×× 침대에 깔아가지고 ××뭉개고 아스팔트에 갈아버리고…(생략)"는 식이다. 특정 교수를 염두에 두고 '씹보수노잼충', '메갈충' 등 표현으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포착된다.

게시물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자 '체육교육과 15학번 남학생 일동 사과문'이라는 제목의 글이 계정 관리자에 의해 게시됐다.

이들은 "유구무언이며 어떠한 변명과 핑계도 용납될 수 없다. 깊게 뉘우치고 피해 학우에게 꼭 사과의 표현을 하겠다"고 했다.

또 "교사로서 자질이 의심될 정도의 언행으로 상처받으신 많은 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경인교대는 총학생회와 각 학과에 피해 사례를 접수한다는 공문을 발송하고 교내 성폭력 전수 조사에 나섰다.

총학생회, 양성평등위원회, 상담센터 등 익명 제보가 가능한 채널을 통해 제보를 받아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다.

경인교대는 가해자로 지목된 남학생들 가운데 재학생이 있다면 학칙에 따라 처리하고, 교단에 있거나 아직 발령 대기 중인 경우에는 관할 교육청과 학교에 명단을 통보해 합당한 조치가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경인교대 관계자는 "절차대로 엄중하게 처리하겠다는 게 학교의 방침"이라며 "이번 일뿐 아니라 이와 비슷한 피해 사례가 발견된다면 모든 사안을 엄격하게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