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어른 아닌 현재 주체로 봐야
그 중 아이들은 인구에서 언제나 일정 수를 차지하고 있고, 일상에서 함께 살아가는 존재다.
도시디자인 또한 도시설계자 등 어른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아이들이 디자인을 하지 않는다. 만약 어린이들에게 도시 디자인을 맡긴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실제로 미국 콜로라도에 있는 볼더 시에서 'Growing Up Boulder 프로젝트'를 진행해 어린이들에게 도시디자인을 맡게 했다.
도시디자이너들은 볼더에 있는 초등학교에 방문해 교실에서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아이들을 밖에 데리고 나갔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좋아하는 공간과 싫어하는 공간 사진을 찍게 했다.
그리고 각 학급에 설계사, 시의원 등을 초대해 어린이들의 의견에 대해 공유하고 토의했다.
아이들은 자신이 상상하던 것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도시의 모습을 모형제작했다. 아이들이 도시디자인을 하게 된 후 볼더 시는 확실히 달라졌다.
볼더천으로의 접근성을 개선하여 아이들이 안전하게 물놀이 할 수 있게 됐고, 전등 설치로 밤에 안전하게 하교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산책로와 자전거도로를 분리해 천변을 안전하게 산책할 수 있게 됐다.
아이들에게 디자인을 맡긴다는 것은 곧 아이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것이 되었다. 스케이트보드를 부드럽게 타기 위해 스케이트보드 도로를 만들어달라는 청소년들의 요구는 곧 유모차를 끄는 부모, 휠체어를 타는 사람들을 부드럽게 이동할 수 있게 했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디자인에 활용한 사례는 국내에도 있다. 브릴리언트 키즈 모터쇼는 현대자동차가 매년 아이들의 자동차 디자인을 공모하는 행사다.
그 중에 몇 가지를 뽑자면 젤리 튜브 자동차는 튜브모양의 젤리로 감싸져 초보운전자나 노인분들이 운전하다가 사고가 나도 안전하게 보호해 주는 자동차다. 이를 통해 안전하게 해주는 신소재를 생각할 수 있다.
우리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유치하게 생각하거나 실현 불가능하기 때문에 한심하게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이 속에서 무언가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얻을 수 있고, 색다르게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유치하다고 무시할 게 아니라 아이들의 상상력을 현실에 연결하는 것이 어른들의 역할이다. 도시디자인, 자동차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어린이들의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이것의 첫 시작은 아이들을 미래의 어른으로 여기는 것이 아닌, 현재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 여겨서 적극적인 소통과 참여를 통해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것이다.
/고양 저동고 김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