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금액' 사드사태 당시 부작용
엔타스·에스엠, 최종 운영권 경합
'화장품 50%' 소극적 운영 우려도

인천국제공항에 전국 최초로 적용하는 입국장 면세점 임대료 산정 방식이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납부 방식이 기존 '고정금액'에서 '품목별 매출의 일정 비율'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25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개장하는 인천공항 입국장 면세점은 화장품·향수, 주류, 그 외 품목(기타) 등 품목별 매출의 일정 비율을 임대료로 납부하는 방식이다.

인천공항 제1·2여객터미널 입국장 면세사업권 운영자를 선정하는 공개입찰에서는 (주)엔타스듀티프리와 (주)에스엠면세점이 복수사업자로 선정됐으며, 관세청 특허심사에서 최종 운영업체가 선정될 예정이다.

두 업체는 이번에 적용되는 방식대로 각 품목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임대료로 납부하겠다고 했다.

엔타스듀티프리가 제시한 품목별 임대료 납부 비율은 화장품 50%, 주류 29~30%, 기타 24%다. 에스엠면세점은 화장품 33~35%, 주류 30~32%, 기타 24~24.5%를 써냈다.

이 같은 임대료 산정 방식은 임대료 납부 비율이 높을수록 영업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때문에 이들 업체는 예상매출액 등을 추산한 뒤 적정 이익이 날 수 있도록 임대료 납부 비율을 정했다.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임대료로 납부하는 방식은 2017년 있었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이슈처럼 대외적 요인으로 면세점이 경영난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고정금액 납부 방식은 여행객 등 고객 감소로 매출이 줄어들어도, 약속한 금액을 납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방식은 매출이 늘면 임대료를 많이 내고, 매출이 감소하면 임대료를 적게 내게 된다.

하지만 면세점 업체가 임대료 납부 비율이 낮은 품목을 판매하는 데 주력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임대료 납부 비율이 낮은 품목을 판매하는 것이 영업이익 증대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다. 임대료 납부 비율이 높은 품목에 대해선 판매 활동이 소극적일 수 있는 것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입국장 면세점에서 다양한 품목이 판매될 수 있도록 각 품목을 매장 면적의 '20% 이상' 배치하도록 했다. 그러나 판촉 활동이 특정 품목으로 치우치는 것을 제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면세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 입국장 면세점은 국내 최초로 도입되는 것이고 향후 전국으로 확대될 예정"이라며 "국민들에게 어떤 이미지를 주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어떤 업체라도 상품 구성 등에 있어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