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항장거리·동화마을·인천역앞 등
세대불문 하루 최대 70팀 몰리기도
"특별한 선물" "추억 만드는 매력"
방문객들 대상 필름카메라도 대여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카메라가 팔리지 않는 시대에 흑백사진이 되살아나고 있다. 컬러사진에 밀려 사라졌던 흑백 사진이 세대를 불문하고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24일 오전 11시 인천 중구 개항장 거리의 '흑백사진관 우리'. 영업 시작도 전에 어린 자녀의 손을 잡은 젊은 부부 두 쌍이 사진관 앞에서 줄을 섰다.
성인 10명이 들어서면 꽉 찰 만큼 작은 사진관에는 하루 평균 30~40팀, 많을 땐 70팀까지 몰린다.
고영은(36·여)씨 부부는 다섯 살배기 딸을 데리고 왔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수없이 찍어 놓았지만 흑백사진을 만들기 위해 일부러 시간을 냈다. 사진사가 아이에게 젤리를 주면서 분위기를 푸는 것으로 촬영은 시작됐다.
아이가 즐거워 혀를 내밀고 아빠에게 뽀뽀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겼다. 꽃을 들고 다양한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고씨 부부는 5분간 30여 장을 찍고 7장(장당 5천원)을 골라 인화했다.
고씨는 "아무 배경 없이 인물만 내세워 찍는 사진이라는 점이 맘에 들고 무언가 기록이 된다는 느낌이 든다"며 "우리도 흑백사진이 처음이지만 5살 난 아이에게 인생 최초의 흑백사진이라는 특별한 선물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젊은 세대들도 많지만 50~60대 중년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이곳에서 가족, 친구들과 흑백 사진을 찍었다는 이승이(60·여)씨는 "어릴 적 생각도 나서 더 정겨우면서 옛날 사진관처럼 딱딱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찍을 수 있어서 좋다"며 "부담 없는 가격에 추억을 만드는 것도 매력"이라고 말했다.
중구 동화마을에 있는 '흑백사진관 연서'는 마음에 드는 문구를 사진에 넣을 수 있어 결혼, 만삭, 돌을 기념한 사진을 찍는 곳으로 이미 SNS상에서 유명하다. 먼 곳에서 오는 경우도 흔하다.
인천역 앞 '해당화사진관'은 흑백 사진 촬영은 물론 필름카메라를 대여해 주는 곳으로 인천역의 '명소'가 됐다. 평일 하루에 1만원, 주말 1만5천원으로 필름카메라를 빌려, 인화해서 스캔까지 할 수도 있다.
일회용 카메라와 '후지', '코닥' 필름을 팔며 개항장과 차이나타운, 월미도, 동화마을 일대를 돌아다니는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더하게 한다.
최광식(33) '흑백사진관 우리' 대표는 "흑백사진은 컬러사진에 비해 색 정보가 없어 인물들의 분위기에 집중할 수 있는 매력이 있고 옷이나 표정이 좀 부자연스럽더라도 예쁘게 표현되는 장점이 있다"며 "이 때문에 최대한 자연스럽고 웃는 분위기를 만들어 촬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