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보호관찰소 관련 주민 농성
수원보호관찰소 성남지소(성남보호관찰소)가 성남시 분당구 야탑청사에 문서고와 회의실을 설치하자 지역주민들이 보호관찰소 이전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고 반발하며 9일째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

야탑청사에 '문서고·회의실' 설치
"비정상적 운영 장기화돼 불가피"

주민 "민감사안 사전협의 없었다"
내일 야탑역서 대규모 집회 계획도

법무부 수원보호관찰소 성남지소(성남보호관찰소)가 성남시 분당구 야탑청사에 문서고와 회의실을 설치하자 지역주민들이 반발하며 9일째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주민들은 문서고와 회의실 설치는 보호관찰소를 이전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며 28일 야탑역에서 반대 집회도 계획하고 있어 '2013년 사태'가 재현될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26일 성남시·성남보호관찰소·주민 등에 따르면 성남보호관찰소는 지난 15일 비좁은 사무 공간 해소와 보호관찰소 기능 유지를 위해 야탑청사 3층에 문서고를 설치하고 4층은 회의실로 활용하기로 했다.

성남보호관찰소 측은 "직원회의 및 보호관찰 자원봉사자 간담회 등 업무와 관련한 각종 회의를 서울동부보호관찰소와 성남시청, 성남시 소재 민간시설을 빌려 활용했으나 상시적으로 장소 확보가 곤란하고 예산부족 문제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보호관찰 업무의 비정상적 운영이 장기화돼 지역사회 범죄예방기관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불가피하게 보호관찰 대상자 출입과 관련 없는 문서고와 회의실을 조성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보호관찰소와 관련된 민감한 사인인데도 사전 협의나 동의도 없이 진행됐다고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야탑동 곳곳에 '주민동의 없는 보호관찰소 도둑 이전 결사반대'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었고, 지난 18일부터는 야탑청사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주민들은 28일에는 야탑역에서 대규모 반대 집회도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성남보호관찰소 야탑 이전 반대 대책위원회 윤혜숙 위원장은 "회의실과 문서고는 보호관찰소 이전을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며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13년 9월 법무부가 수정구 수진2동에 있던 성남보호관찰소를 분당구 서현동으로 기습 이전했다가 주민들이 집회를 갖는 등 크게 반발하자 이전을 백지화한 바 있다. 이 때문에 '2013년 사태'가 이번에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편 성남보호관찰소(성남·광주·하남지역)의 보호관찰 대상자는 1천130명, 사회봉사명령 314명, 수강명령 229명 등 총 1천673명으로, 성남지역 거주자는 1천명(59%)이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