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월 14일 치러질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역대급 '불수능'으로 꼽혔던 작년보다는 쉬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수능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 26일 올해 수능 시행계획을 발표하면서 "초고난도 문항은 가능한 한 지양하고 적정 난이도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수능은 국어와 영어, 수학이 모두 어렵게 출제되면서 '불수능' 논란을 빚었다. 특히 국어 31번 문항을 두고 지문과 문항 길이가 너무 길고 내용이 어렵다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돼 평가원이 사과하기도 했다.
일부 교육시민단체와 수험생·학부모는 "'불수능' 여파로 피해를 봤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내기도 했다.
학원가에서는 "'국어 31번' 같은 킬러 문항을 대비한다"며 법학전문대학원 입학시험인 법학적성시험(LEET)이나 공직적격성평가(PSAT) 문제 풀이까지 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가원은 이런 논란을 의식해 올해 수능에서는 난이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기선 원장은 "초고난도 문항, 해법이 굉장히 어려운 문항은 가능한 지양하겠다"고 강조했다.
권영락 평가원 수능본부장도 "작년 같은 경우 예년의 출제 기조에서 벗어났다고 볼 수 있다"며 "올해는 다시 그 이전의 수준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가원은 특히 지난해 논란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혔던 국어영역의 경우 "제공하는 정보의 양이 과하지 않도록 조절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평가원은 수능의 변별력을 고려해 이른바 '킬러 문항'으로 불리는 고난도 문항은 출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권 본부장은 "전체적인 난이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고난도 문항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서 "수학의 경우 (작년) 표준 최고점이 전보다 3∼4점 증가했지만 전반적인 난이도 수준은 예년과 비슷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수능 출제위원 중 교사보다 교수가 더 많은 탓에 문제가 대학 수준으로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수능 출제위원 중 교수 대 교사 비율은 6대 4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평가원은 출제위원 비율은 바꿀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권 본부장은 "고난도 문항의 난이도 수준은 수험생 응시집단의 특성, 현장 교사 의견, 6월·9월 모의평가 결과 등을 토대로 미세하게 조정해서 적정 수준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