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내리3연패 챔프전 좌절
현대캐피탈 '지난해 눈물' 되갚아
박기원 감독 "최종승자는 한국배구"
'공수 활약' 정지석 FA 자격 획득
곽승석·진성태도… 구단, 잔류 계획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 결정전에 직행해 체력을 비축한 인천 대한항공이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란 전망을 깨고 천안 현대캐피탈에 내리 3연패를 당해 창단 첫 통합 우승을 놓쳤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올 시즌 정규리그 우승과 함께 3년 연속 챔프전에 진출하는 저력을 보여주며 '배구 명가'의 입지를 다졌다. → 표 참조
대한항공은 홈 경기장인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치러진 챔프전(5전 3승제) 1·2차전에서 모두 5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지만 현대캐피탈의 뒷심을 당해내지 못하고 경기를 내줬다.
지난 26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원정 마지막 3차전에서도 한껏 기세가 오른 현대캐피탈에 세트스코어 1-3으로 졌다.
현대캐피탈은 무릎 부상을 이겨내고 투혼을 발휘한 전광인(챔프전 MVP)을 비롯해 허수봉, 파다르, 문성민 등의 활약에 힘입어 2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대한항공은 앞서 2016~2017시즌에도 정규리그 1위에 올랐으나, 당시 챔프전에서 현대캐피탈에게 패해 첫 통합 우승의 꿈을 접어야 했다.
2017~2018시즌에선 대한항공이 정규리그 3위에 그쳤으나 앙갚음이라도 하듯 정규리그 1위로 챔프전에 직행한 현대캐피탈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에는 현대캐피탈이 설욕전에 성공했다.
남자부 최고 세터 한선수, 레프트 듀오 정지석과 곽승석 등 강력한 전력을 자랑하는 대한항공은 올 시즌 개막 전부터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꼽혔다. 이를 입증하듯 선두 경쟁을 이어가며 정규리그 1위로 3년 연속 챔프전에 올랐다.
올 시즌 대한항공에서 가장 돋보였던 선수는 '토종 공격수' 정지석이다. 득점을 비롯해 공격 성공률, 서브, 디그 등 공격과 수비에서 고른 활약을 펼쳤다.
고교 졸업 후 곧장 프로로 데뷔한 정지석은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정지석은 개막 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다른 팀 감독들이 이구동성으로 그를 영입하고 싶다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정지석 외에도 대한항공에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곽승석, 진성태, 김학민, 황승빈 등이 FA가 된다. 대한항공은 다음시즌 통합우승 재도전을 위해서는 이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모두 잔류시킨다는 계획이다.
올 시즌은 유독 상위권 팀의 전력 평준화와 리그 막판까지 이어진 치열한 흑백순위 경쟁이 펼쳐졌다. 이 때문에 챔프전에 오른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지칠 대로 지친 데다가 갖은 부상을 안고도 마지막까지 사력을 다해 싸웠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챔프전 3차전에서 취재진을 향해 "승패를 떠나 양 팀의 선수들이 멋진 경기를 펼쳐왔다. 최종 승자는 한국 배구"라고 밝히며 다음 시즌을 기약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