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직된 조직은 '눈치' 보게 만들어
경영자와 간부는 잔소리꾼이 아닌
구성원에 동기부여하는 역할 해야
새시대 생존위한 인식 대전환 필요
'프로크루스테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대도(大盜)의 이름이다. 아테네로 들어가는 길목에 쇠침대 두 개를 설치해 놓고 그곳을 지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통행세를 받았다. 두 개의 쇠침대의 길이가 하나는 보통 사람보다 짧고 하나는 길었다. 여행자를 제압하여 일부러 길이가 맞지 않는 침대에 눕혀 그가 침대보다 길면 다리와 신체를 잘라내고, 짧으면 늘여서 침대에 맞추었다. 결국 그도 그의 수법대로 '테세우스'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자기의 틀에 맞추어야 직성이 풀리는 쇠침대는 고정관념의 틀을 상징한다고 신화학자는 비유적으로 설명한다. 신입사원 때는 없던 쇠침대가 해가 갈수록 한 해에 하나씩 자동으로 생성된다. 나이가 들고 지위가 높아질수록 쇠침대의 수가 많아지고, 권력부서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더 많은 쇠침대를 가지고 권한을 휘두르며 통제하려 든다. 관료적이고 경직된 조직문화는 우리 모두를 힘들게 하고 눈치 보게 만들며 주눅 들고 비열하게까지 만든다. 갑질이 횡행하는 저질문화의 표본이다. 이제 열린 마음과 유연한 사고로 인간관계 중심의 집단지성을 향유하며 아름다운 조직공동체를 만들어 이 어려운 시대를 극복하는 지혜가 절실하다. 경영자와 조직의 고급간부들은 그들의 역할이 통제와 잔소리꾼에서 미래의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 시장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고 구성원들이 신나게 일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 하는 역할로의 재정립이 필요하다.
경영자들은 조직의 존재 이유와 미래의 비전, 그것의 달성을 위한 구성원들의 마음자세와 행동의 원칙을 정하는 조직의 작동원리이기도 한 '조직의 가치체계'를 시대정신에 맞게 재정립하여야 한다. 새로이 정립된 조직의 가치체계는 길을 잃지 않게 하는 나침반과 같다. 이를 일과 행동의 기준으로 삼아 낭비를 제거하고 본업에 몰입하여 열정을 발휘할 수 있어 다니고 싶은 환경을 만들어 지금의 어려운 경영환경의 한계를 돌파하는 지혜를 발휘할 때이다. 차별화된 가치로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하면 시장에서 퇴출당하고 마는 냉엄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새로운 시대에 생존을 위한 인식의 대전환을 위해 고정관념을 과감히 탈피하는 패러다임의 전환만이 리더들의 덕목이며 살길이다. 결국 국내 최대항공사의 최고경영자가 경영권을 박탈당한 소식을 접하면서 대변화를 실감한다. 우리 모두 쇠침대를 과감히 던져 버리자!
/이세광 한국조직문화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