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등에서 극적 반전 박미희 감독
여성 사령탑으로 프로 첫 대기록
이재영 6년만의 통합 MVP 노려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흥국생명은 지난 27일 경북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V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 김천 한국도로공사와의 4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1(15-25 25-23 31-29 25-22)로 승리하며 통합 우승을 일궜다.
흥국생명이 통합 우승을 달성한 것은 2006~2007시즌 이후 12년 만이다.
앞서 정규리그에서 승점 62(21승 9패)로 우승을 차지한 흥국생명은 5전 3승제의 챔피언 결정전에서 1, 3, 4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흥국생명은 이로써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 최다 우승팀으로 우뚝 서게 됐다. 2005~2006시즌, 2006~2007시즌, 2008~2009시즌에 이어 올 시즌까지 총 4차례나 챔프전 정상에 오른 여자배구 최고 명가(名家)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 더해 한국 4대 프로 스포츠에서 통합 우승을 이룬 최초의 여자 사령탑도 배출됐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앞서 2016~2017시즌에서 여자 감독으로서는 처음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당시 챔프전에서 IBK기업은행에 져 이루지 못했던 통합 우승을 이번에 해낸 것이다.
그동안 우여곡절이 컸다.
2016~2017시즌 정규리그 우승팀인 흥국생명은 이듬해 시즌엔 주전들의 부상 악재가 불거지며 '꼴찌'로 추락했다.
지도자 인생 중 최대의 위기를 맞은 박 감독은 어렵게 재신임을 받아 팀 전력을 가다듬기 시작했다. 외국인 선수 톰시아 등이 팀에 새로 합류하면서 불과 1년 만에 꼴찌에서 통합 우승이란 큰 결실을 얻은 것이다. 박 감독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과 부둥켜안으며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흥국생명 통합 우승의 일등 공신은 '토종 에이스' 이재영이다.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4경기 동안 107점을 올린 이재영은 최우수선수(MVP) 기자단 투표에서 '만장일치'(총 29표)로 생애 첫 챔프전 MVP에 선정됐다.
이재영이 6년 만에 여자부 통합 최우수선수(MVP)로 뽑힐 지도 관심이다. 만약 이재영이 통합 MVP에 오른다면 역대 여섯 번째가 된다.
2005~2006시즌과 2006~2007시즌에 김연경(터키 엑자시바시)이 2년 연속 통합 MVP를 차지했다. 2010~2011시즌 황연주(현대건설), 2011~2012시즌 몬타뇨(KGC인삼공사), 2012~2013시즌 알레시아(IBK기업은행) 이후로는 통합 MVP가 나오지 않았다.
4월 1일 열리는 V리그 시상식에서 이재영의 통합 MVP 여부가 가려진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