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오년의 해가 밝아오면서 차기 대권의 향배와 관련, 정치평론가는 물론 무속인들까지 나서 전망과 분석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는 역대 대선보다 상대적으로 변수가 많아 새해 대선구도를 점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사실상 후보확정 상태라는 얘기가 많고 민주당에서도 이인제 상임고문이 가장 유력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이나 양당구도 또는 다당구도의 기본구도조차 아직은 유동적이다.
 
   21세기 들어 첫 대통령을 뽑는 12월의 정치적 선택에 국운이 걸려 있다. 과연 누가 뉴밀레니엄의 첫 대통령으로 기록될지 연초부터 국민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편집자주〉

◆ 여권 후보군

   김대중 대통령의 총재직 사퇴이후 급물살을 타고 있는 민주당내 대선 예비주자들의 경선레이스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인제, 한화갑, 노무현, 김중권, 정동영, 김근태 상임고문등이 앞서가고 있는 가운데 유종근 전북지사가 공개 도전장을 던졌다.

   3월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를 결정하는 방안이 유력해지고 있는 가운데 대선 예비주자간 합종연횡도 본격화되고 있어 이달부터 본격적인 대선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16대 대선은 강력한 카리스마를 앞세운 1인지배체제, 특정지역편중, 금권정치등으로 대변되는 3김정치가 사실상 막을 내리게됨에 따라 리더십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또 영남후보론, 개혁신당론, 보수신당론, 3김연대론등 수많은 변수들로 인해 언제 무슨 변화가 일어날지 아직은 예측을 불허한다는게 여야 정치권의 공통된 인식이다.

   대선가도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이회창 총재가 개헌논의를 철저히 차단하면서 자민련 기반인 충청권 공략에 나선 것이나 이인제 고문이 3월 전당대회를 통한 후보 조기가시화에 진력하는 것등은 뜻하지 않은 선거판도의 변화를 사전에 봉쇄하기 위한 것이다.

   이같은 도사린 변수속에 누가 여권의 후보로 탄생될지 국민 모두가 주시하고 있다. 당내 유력한 대선후보로는 이인제 고문이 손꼽히고 있지만 당내 예비선거의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다.

   민주당은 2월중순부터 16개 시도별로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순차적인 경선에 돌입한다. 한국 정당사 최초의 국민참여 예비선거제를 선보이며 3월말 서울대회에서 국민후보를 선출하게 된다.

   일반 국민들이 참여하는 예비선거로 폭발적인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킬수 있어 한나라당이 바짝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국민후보로 결정될 경우에는 이 총재와 한판 붙어도 결코 지지 않는다는 것이 민주당측의 설명이다.

◆ 야권 후보군

   야권의 대표주자는 이회창 총재이다. 박근혜 부총재가 당내경선을 요구하고 있지만 당내 분위기는 지난해부터 이총재 대세론이 확산일로를 걷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것도 이총재 대세론을 각인시켜 주고 있다.

   이 총재측은 여권 후보로 이인제 고문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같은 차원에서 이 고문이 공을 들이고 있는 충청권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는듯하다.

   한나라당은 정권 창출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된듯 연일 충청권 인사들을 대거 끌어들이며 당세를 전국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 총재측은 일단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창(昌)대 반창(反昌)'구도를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정계개편의 발원지로 민주당을 주목하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민주당 당쇄신특별위원회의 쇄신안이 논란끝에 내분으로 치닫거나 처음 도입하는 예비선거 과정에서 이탈 세력이 생길경우 민주당 분열이 정치권 전반의 지각변동을 초래할 위험성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정계개편을 통해 나타날 제3의 후보로 김영삼 전대통령과 자민련 김종필 총재를 후원자로 '반 이회창' 연대후보의 성격을 띨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이같은 연대에 김대중 대통령을 포함시켜 3김 연대설을 제기하기도 한다.

   3김 연대는 곧 광활한 지역연고를 갖고 있어 이 총재 진영을 바짝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또 한가지는 한나라당의 최대 정치적 자산인 영남지역의 '반 DJ정서'라는 영남후보가 출현할 것인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영남표 분산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내 영남세력을 대표하는 노무현 김중권 고문의 출마여부도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한나라당은 결국 현재의 여야 구도가 지속돼 민주당과의 양당구도로 대선이 치러져야 한다는 복안이다.

   야권의 또하나 변수는 김종필 총재의 도전여부다. 김 총재는 15일 대선출마를 공식선언할 예정이다. 내각제 신봉자인 김 총재는 두번에 걸쳐(김영삼, 김대중) '킹메이커' 역할을 충실히 수행, 이번에도 출마보다는 거중조정역을 맡지 않겠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