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검거인원 고교생 감소 불구
초·중생 비중 28.5%서 32.5% ↑
가해학생들 '저연령화 현상' 뚜렷
언어폭력·따돌림·스토킹順 집계


인천의 한 중학교에 다니는 A 학생은 최근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 2명으로부터 폭력에 시달렸다.

본인이 싫어하는 것을 같이 못 하겠다고 했다는 이유로 놀림이 시작됐고, 놀림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협박과 폭행으로 이어졌다.

친구 관계가 순식간에 가해자와 피해자 관계로 바뀌었다. 지난해엔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학생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잇따라 발생해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다.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경찰과 교육 당국의 노력에도 학교폭력 피해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교폭력의 저연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관계 당국의 힘만으론 학교폭력 예방에 한계가 있는 만큼, 학부모들의 더욱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1일 인천지방경찰청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학교폭력으로 경찰에 붙잡힌 학생들은 총 992명으로 파악됐다. 2016년 922명, 2017년 964명 등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학교폭력 가해 학생들의 연령은 점점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학교폭력 검거인원 가운데 고등학생 비중은 2017년 39.1%에서 2018년 30.1%로 줄어든 반면, 초·중학생 비중은 같은 기간 28.5%에서 32.5%로 증가했다.

피해유형별로는 언어폭력이 34.4%로 가장 많았고, 따돌림(17.1%), 스토킹(11.9%) 등 순으로 집계됐다.

이런 내용의 '정서적 폭력'이 전체 학교폭력의 74%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엔 페이스북 같은 SNS의 댓글을 붙이면서 감정이 상해 실제 폭력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경찰과 시교육청은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교육 등 다양한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시기적으로 날이 풀리고 교우 관계가 형성되는 5~6월, 학교 폭력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때문에 학기 초 학교폭력 예방 교육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선 가정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경찰 관계자는 "관계 당국의 대책만으론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만큼, 가정에서 학부모가 아이와 적극적으로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아이가 학교생활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언제든지 도움을 요청해 달라"고 했다.

/이현준·김성호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