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10개월만에 새 위원 15명 위촉
내달 자유공원에 조미조약 표지석

인천시 시사편찬위원회가 10개월 만에 다시 꾸려져 8일 첫 회의를 열고 앞으로 활동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14년 전 철거 후 방치되고 있는 을사오적 박제순 공덕비 처리 문제 등에 대한 방안도 모색했다.

인천시는 이날 오후 인천시의회 세미나실에서 시사편찬위원회를 개최하고 신규 위원 15명에게 위촉장을 수여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윤승준 인하대 교수가 부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박남춘 인천시장이 당연직 위원장, 박준하 행정부시장이 부위원장을 각각 맡았다.

인천시사편찬위원회는 지난해 5월 기존 위원들의 임기가 끝났지만, 지방선거 이후 시장이 교체되면서 구성이 지연돼 왔다.

인천시는 지난 3월 1일 신규 위원들을 위촉하고 이날 첫 회의를 열어 위촉장을 전달했다. 15명의 민간 위원에는 인하대와 경인교대 교수를 비롯한 역사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임기는 2022년 2월 말까지다.

이날 위원들은 인천 도호부청사 담벼락에 방치되고 있는 박제순 공덕비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조선 말기와 대한제국기 관료 박제순은 1888년 5월부터 1890년 9월까지 2년 4개월 동안 인천부사로 지냈고, 1905년 11월 17일 우리나라 외교권을 일본에 빼앗긴 을사늑약에 서명한 5명의 대신(을사오적) 중 하나다.

인천에는 그의 부사 시절 공적을 기리는 공덕비가 1891년 8월 세워졌는데, 2005년 친일파 숭배 논란이 일자 인천시가 철거한 뒤 14년 동안 담벼락에 방치해 왔다.

최근 경인일보 보도로 방치된 박제순의 공덕비 처리 문제가 재점화되자 인천시는 새로 구성된 시사편찬위에 의견을 물었다. 결론을 내지는 못했지만, 박제순도 인천의 한 역사인 만큼 원래 위치에 다시 세우고 안내판을 설치하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해졌다.

이밖에 인천시가 중구 자유공원 언덕 위에 설치할 예정인 조미수호통상조약 표지석과 관련한 현안도 논의됐다.

조미수호통상조약 표지석은 화도진공원(1982년)과 올림포스호텔(2006년)에 각각 세워져 있는데, 최근 자유공원 일대가 조약 체결 장소라는 학계의 고증에 따라 이를 철거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인천시는 오는 5월 자유공원에 새 표지석을 설치할 예정으로 나머지 2개의 표지석을 어떻게 할지 조만간 결론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