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맞춤형 보육'이 없어지고 실수요자에게 추가보육을 제공하는 새로운 어린이집 보육체계가 도입돼 맞벌이와 외벌이 등 모든 실수요자에게 제공된다.

하지만 늦은 밤까지 아동이 어린이집에 남아 애타게 부모를 기다리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보육 당국이 오후 10시까지 문을 여는 어린이집 야간반은 검토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에 따라 내년 3월부터 어린이집이 보육시간을 기본보육과 연장보육으로 구분해 운영하고 각각의 보육시간에 전담 교사를 둘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어린이집은 모든 아동에게 7∼8시간의 '기본보육시간'(오전 9시∼오후 4시 또는 5시)을 보장하고, 그 이후에도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에게는 4∼5시간의 '연장 보육시간'(오후 4∼5시 이후)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연장 보육시간에는 별도의 전담 보육교사가 배치되고, 맞벌이뿐 아니라 외벌이 가정 등 모든 실수요자가 연장 보육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관련, 복지부 관계자는 "연장 보육시간에는 현행과 마찬가지로 오후 7시 30분까지 오후반만 운영하고, 오후 10시까지 야간반을 만들지는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새 제도가 시행되더라도 오전에 어린이집에 등원한 아이가 부모가 데리러 올 때까지 밤늦게까지 남아있는 일은 겪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새로운 보육체계가 자리 잡으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별도 예산을 확보하고 연장반 전담 보조교사만 수만명을 새로 뽑아야 하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일단 올해 시범사업을 통해 실제 수요를 파악한 뒤 구체적인 제도운영 형태를 짜기로 했다.

복지부 보육정책과 관계자는 "새로운 보육체계에서 보육시간과 세부운영 기준 등은 아직 확정된 게 없고, 관련 시범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시범사업 결과를 토대로 앞으로 관련 사항을 구체적으로 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맞춤형 보육체계에서는 만 0∼2세 영유아를 어린이집에 맡기는 경우 맞벌이 등만 종일반(하루 12시간)을 이용할 수 있다. 전업주부의 아이는 맞춤반(하루 최대 6시간)만 이용이 가능하다. 긴급보육바우처를 쓰면 정해진 시간 이상 아이를 맡길 수 있지만 매달 최대 15시간까지만 사용할 수 있다. 이런 차별 때문에 정부가 맞벌이와 외벌이 부모 간 갈등을 야기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