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꼼꼼·까다롭다 '수식어'
"과정을 함께하는 조력자일 뿐"
인구 125만 市 '행정능력' 한계
통합적 사고·유연성 더해지면
새로운 지방자치 실험 이뤄질 것
'파격적이다', '꼼꼼하다', '까다롭다' 등 지난 1월 1일 수원시 제1 부시장으로 취임한 조청식 부시장이 100일 만에 얻은 수식어들이다.
취임 이후 조 부시장은 부서 간 벽을 허물거나, 보고방식의 변화를 꾀하면서 '파격적'이라는 직원들의 평가를 받았다. 이후 현안 현장을 직접 챙기는 등의 행보를 통해 '꼼꼼함'을 넘어 '까다롭다' 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지난 100일을 뒤돌아보며 조 부시장은 이 같은 수식어들에 대해 "일련의 과정을 함께하는 조력자일 뿐"이라고 자신을 낮춰 표현했다.
조 부시장은 "개인적으로 경기도청에 근무할 때 (꼼꼼하기로) 유명한 선배에게 '자기 완결성'에 대해 배웠다"며 "현재 함께 일하는 동료들도 조만간 팀장, 과장, 실·국장이 될 것인데, 주방에만 일을 맡기는 무능력한 사장은 리더가 될 수 없듯이 재료 구입, 레시피, 고객 반응도 살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도) 똑같은 수원시 직원이고, 자리에 연연하거나 집착하지 않는다"며 "상대방의 이야기가 합리적이라면 두 말없이 승복한다. 이 점이 파격이라면 파격일 수 있다"고 전했다.
3선으로, 뿌린 씨앗들을 수확해야 할 시기를 맞은 염태영 시장의 제1 부시장으로서 조 부시장은 '조정, 중재, 플레이어'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사업의 완성을 위해 모두가 한마음이 되는 게 중요하다. 조정과 중재를 하고, 때론 직접 플레이어 역할도 해야 한다"며 "재정 투입 우선순위를 정하고, 과한 진행은 조금 늦추고, 너무 늦은 사업은 본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구 125만 규모 대도시인 수원시의 행정 능력과 한계를 냉정하게 평가하기도 했다.
조 부시장은 "우리 시가 겪고 있는 상황은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현주소다. 해결해야 할 과제에 비해 자율성을 허용하는 것에 대한 법제화는 아직 미흡한 수준"이라며 "남은 건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몸에 맞는 옷을 입는 데 있어 중앙·광역행정과 함께 가는 일이다. 통합적 사고와 유연성만 더해진다면 새로운 지방자치의 실험이 우리 시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기대했다.
이어 그는 '특례시' 지정에 대비한 만반의 준비를 강조했다.
조 부시장은 "특례시 도입으로 어떤 사무가 실질적으로 효용성이 있는 업무인지 잘 파악하는 일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 사무를 분석하고, 우리 시 역량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검토하고 있다"며 "수반되는 재정, 인사, 조직에 대해서도 우리만의 주장이 아니라 중앙·광역행정의 입장에서 수긍할 수 있는 논거와 필요성을 정밀하게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조 부시장은 시민들에게 '신뢰'를 약속했다.
그는 "올해 우리 시의 신년 화두는 인화사성(人和事成)이다. 함께해서 이룬다는 뜻이다. 이 말처럼 모두가 함께 새로운 수원의 가치를 만들어 갔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수원 공직사회는 하나라는 마음으로, 시민들에게 신뢰를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영래·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