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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경기도교육연구원에서 열린 '4·16 5주기 심포지엄'에 참석한 패널들이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의견을 펼치고 있다. /경기도교육연구원 제공

"시민사회 모두 참사 가해자 의식"
"최소한의 도덕 소멸 자본주의 문제
교육이 비인간성 반성 계기 마련을"
존엄성 보장 이념지향 개념도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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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가 묻고 교육이 답하다'.

세월호 5주기를 앞두고 경기도교육연구원은 특별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 심포지엄은 세월호 참사의 교육적 의미를 재조명하고 4·16 교육체계의 진전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을 촉구하는 자리였다.

이날 '세월호의 철학적 호명'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박구용 전남대 교수는 "세월호는 분명 사회적 참사지만 사회가 만든 참사가 아니라 사회의 부재가 만든 참사"라며 "피해자를 기억하는 것만으로는 세월호의 비극을 극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건강한 시민사회를 형성하지 못한 우리 모두가 참사의 가해자라는 의식이 필요하다"며 "피고인의 입장에서 세월호의 부름에 응답하는 길만이 불의와 거짓의 가면을 벗길 수 있는 유일한 힘"이라고 강조했다.

또 박 교수는 "한나라 안에서 공생하고 공존하기 위해서는 더 행복한 사람이 아니라 불행한 사람의 입장에서 공감할 수 있는 상상력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세월호 이후의 사회전환 과제'라는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이 교수는 세월호 사고의 근본적인 이유를 한국의 자본주의가 극단으로 치달았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윤의 무한 추구를 위해서 최소한의 도덕마저 소멸시킨 한국 자본주의야말로 각자도생을 내세운 신자유주의의 병폐이며 공동체의 공동선마저 붕괴시킨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한국 교육이 자본주의의 비인간성을 반성하는 계기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세월호 참사는 다시 우리에게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수광 경기도교육연구원 원장도 '교육계가 감당해야 할 기억의 몫'이라는 발표에서 세월호 참사의 이유 중 하나로 '신자유주의'를 꼽으면서 학교 교육이 독립적이고 비판적으로 사유하는 주체적 인간을 육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원장은 민주주의의 원칙에 기초해 학생의 존엄성이 보장하는 이념지향 개념을 제시했다.

현재 최대 쟁점 중 하나로 제기되는 대학입시제도에 대해서도 대학 서열체제 완화 정책과 학교운영체제 공영화, 교육과정체제 혁신, 교원 성장 경로 다양화 등 교육계가 안고 있는 문제의 본질적인 전환을 가져올 실천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또 2부에서는 각계 인사들이 참여하는 라운드 테이블 토론이 진행됐다.

전명선 전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과 오윤주 숙지고 교사, 임하진 광휘고 학생, 양지혜 청년정치공동체 너머 대표,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김현국 전 교육부 지방교육자치강화추진단 부단장 등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이들은 현장에서 학생들이 주체가 되는 학교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며 학생들에게 자율과 자치를 부여하는 등 교육 현장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격려사에서 "세월호의 교훈으로 5년이 지난 오늘, 고성 산불을 빠르게 막아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5년 전 아픔과 슬픔이 한층 더 가슴을 때렸다"며 "이 사회가 정말 놓치지 않아야 할 삶의 의미를 교육이 어떻게 담아낼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이 시대의 과제"라고 말했다.

/공지영·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