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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상수원 수질오염 예방차 공사 자재 쓰레기·폐선박을 제거하기로 한 한강유역환경청이 방치된 폐철재를 수면 위에 드러난 부분만 제거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시민 "수도권 식수원 녹슨 물" 불안
작년 사전조사도 '인양' 용역보고
업계 "인력투입땐 2주내 제거 가능"
한강청 "생태 안정, 다른 정화 집중"


정부가 수도권 시민의 식수원인 한강의 쓰레기·폐선박을 제거해 상수원 수질오염을 예방하기로 해놓고도, 정작 침몰해 있는 150t 규모 골재바지선을 수년째 인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민들은 한강에 대형 폐골재선이 침몰돼 녹슨 물을 먹고 있다는 불만을 터뜨리고 있으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미 생태계가 안정화됐기 때문에 건져내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14일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이하 한강청) 등에 따르면 한강청은 지난 2016년 10월 장기간 방치된 폐선박과 대형 H빔 인양 계획을 발표하고 팔당댐~강동대교 구간에서 잠수사 등 대규모 전문 인력을 동원해 수중쓰레기를 수거했다.

당시 계획에는 미사대교 하류 2㎞ 지점에 1972년 홍수 때 침몰한 150t 규모 골재채취바지선 1척을 인양하는 안이 포함됐다. 남양주 한강체육공원과 미음나루터 부근(수석동 442) 펄에 박혀 있다.

이 지역에서 20년간 음식점을 운영한 이모씨는 "가까운 곳에 취수장이 있는데, 그럼 지금까지 녹물을 먹고 있었던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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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상수원 수질오염 예방차 공사 자재 쓰레기·폐선박을 제거하기로 한 한강유역환경청이 방치된 폐철재를 수면 위에 드러난 부분만 제거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팔당대교 아래 제거 전 돌출된 폐철재.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실제로 폐골재선 침몰 지점에서 강동대교 방면으로 1.8㎞ 떨어진 지점에 토평정수장, 4㎞가량 팔당대교 방면으로 떨어진 지점엔 도곡정수장과 와부정수장이 있고 곳곳에 한강 원수(原水)를 퍼올리는 취수장이 있다.

지난해 3월 한강 상수원 수중 내 대형폐기물 사전조사 용역보고서까지 내며 폐골재선을 인양해야 한다는 계획이 나왔지만, 현재 한강청은 인양 계획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서는 준비 기간을 제외하고 약 2주가량 인력을 집중 투입하면 폐골재선을 끌어올려 한강 한복판 폐기물을 제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수도권의 한 잠수업체 대표는 "바닥에 더러운 이물질을 남겨 놓고 윗물만 퍼서 쓴다고 깨끗한 물이라는 보장이 있느냐"며 "작업을 할 때 강 유속이 빠른 쪽으로 호스를 연결하는 '에어리프팅' 공법을 사용하면 2주만 취수를 중단하고도 충분히 배를 인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강청은 이미 안정화된 골재선을 인양하다 다른 환경 문제가 유발될 수 있기 때문에 폐 H빔, 철근 등 산업폐기물 등의 정화 활동에만 주력했다는 입장이다.

한강청 관계자는 "지난해 용역보고서가 나온 뒤 유관기관 참여 회의에서 인양할 경우 부정적 영향이 크다고 의견이 모였다"며 "추후 신중하게 검토한 뒤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