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일상 사진 남기는 고등학생
"언니·오빠들 순간도 소중했을것"
8살 꼬마 '노란리본 = 안전' 연상
세월호는 '304'개의 사건이다. 최악의 해양사고, 안전불감사고로 획일화하지만, 세월호에는 304명의 인생이 담겨 있다.
그 날 이후 일상의 시계가 멈춰버린 304명과 가족들, 생존자들까지 더하면 세월호는 하나하나 기억돼야 할 개별의 사건이다.
세월호를 겪고 자란 지금의 아이들은 세월호를 '삶'으로 해석했다. 성남 분당 이우고 박혜승은 영상 속에서 소소한 일상을 그렸다.
친구들의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혜승이는 분홍색을 유달리 사랑하는 친구의 소지품과 친구들이 삼삼오오 모여 기타를 치는 모습을 찍었다.
"오늘의 일상이 열 여덟 우리에게 소중한 순간인 만큼, 그 날 언니·오빠들의 순간도 소중했을 것"이라고 읊조린다. 그러면서 세월호를 하나의 사건으로만 기억하지 말고 '304개의 시간과 삶의 공간'으로 바라보자고 말한다.
철렁이는 파도소리와 뱃고동 소리의 평온함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다급하고 절망적인 여럿의 목소리가 바다 위를 오갔다. 성남 성일고 채호준은 최초 조난신고부터 세월호가 완전히 침몰하기 전까지의 희생자들의 목소리를 재구성했다.
그 날의 상황을 시간대별로 나열하는 화면 위로, 우리가 잊고 있던 희생자들의 목소리가 비수처럼 날아든다.
'나는 괜찮다. 구명조끼를 입어라' 라고 아이들을 다독이던 선생님이 연인에게 전화를 걸어 '미안하다, 사랑한다'고 말했고, '제발 살려줘, 죽고 싶지 않아'라며 가족에게 절망의 메시지를 보냈다.
8살 꼬마가 기억하는 2014년 4월 16일 이후의 동네 풍경에는 노란 리본이 흩날린다.
안산 성안초 김민준은 노란 리본을 보면 '안전'이 떠오른다. 어린이보호구역의 노란 속도측정기, 노란 안전신호등 등을 통해 민준이는 "당신들의 희생이 사랑으로 돌아와 안전의 싹이 됐다"며 결코 고마움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아 경기도교육청이 주최한 청소년 영상공모전에서 아이들은 어른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우리가 세월호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그 배 안에 삶이 담겼기 때문이라고….
오늘, 경기도 전역에 노란 리본이 나부낀다. 안산 단원고등학교, 경기도 교육청 등에서 추모행사가 진행되고 안산 화랑유원지에는 '세월호 참사 5주기 기억식'이 오후 3시부터 열린다.
/김대현·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경인일보 유튜브를 통해 청소년 영상공모전의 수상작을 볼 수 있습니다. QR코드를 스캔하면 해당 영상을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