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랜드머스크, 이달초 러시아 항로
말레이·필리핀등 기항 '변경' 사라져
48개중 5개만 미주·日·아프리카 운항
원양항로 유치책 노력 '다변화' 기대


인천항 정기 컨테이너 항로가 중국과 동남아시아에 집중돼 있어 이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6일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이달 초 '시랜드머스크'는 인천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오가는 항로를 인천에서 출발해 중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미얀마, 필리핀 등을 기항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인천~블라디보스토크 항로는 중간 기항지가 많아 출발지를 다른 항구로 변경했다는 게 인천항만공사의 설명이다. 인천과 러시아를 오가는 정기 컨테이너 항로가 없어진 것이다.

시랜드머스크가 항로를 바꾸면서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이외의 지역을 운항하는 정기 컨테이너 항로는 전체 48개 가운데 일본 3개, 미주 1개, 아프리카 1개 항로만 남게 됐다.

인천항만공사는 원양 항로를 늘리기 위해 입출항료와 부두 접안료를 할인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으나,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제외한 항로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3월 운항을 시작한 인천~호주 항로는 현지 목재 공장이 화재로 폐업하면서 3개월 만에 끊겼고, 미국의 대(對) 이란 제재로 인천~중동 항로는 지난해 8월 중단된 상태다.

반면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항로는 증가할 전망이다. '완화이라인'과 '인터아시아라인'는 이달 29일부터 동남아시아 항로를 공동으로 운항할 계획이다.

아시아 역내(인트라아시아·Intra-Asia) 항로 운항 선사들도 인천항~동남아시아 항로 개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제외한 정기 컨테이너 항로가 부족하다 보니 물동량도 이들 지역에 편중돼 있다.

올 1~2월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 45만4천387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 가운데 중국·베트남·태국 물동량이 75.6%(34만3천788TEU)에 달했다.

인천항발전협의회 관계자는 "항로가 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에 집중되면 선사 간 과당 경쟁으로 (선사의) 수익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며 "중국과 동남아시아 물동량만으로는 인천항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원양 항로를 유치하기 위해 수도권과 가까운 인천항의 장점을 홍보하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올해 안에는 구체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