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취업자수 예년比 적어 논란
양적 지표선 인천 성적 '매우 양호'
청년 취업 활발불구 '낮은 질' 여전
서비스업·산업클러스터 인재 양성
직업 재훈련·매칭 시스템 구축해야


김현정 한국은행 인천본부장
김현정 한국은행 인천본부장
작년 한 해 전국 일자리 통계는 그리 좋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취업자수는 2000년 이후 연평균 30만명 내외로 증가해 왔으나 작년에는 증가 규모가 10만명 정도에 그쳤고, 이 때문에 그 원인을 둘러싸고 노동관련 제도 변화를 포함하여 논란이 분분하였다.

그런데 인천은 작년 한 해 양적 지표로만 놓고 보면 일자리 사정이 가장 좋았던 지역 중 하나였다. 전국 취업자수가 총 10만명 증가할 때 인천에서 4만명이 증가했고, 이는 5대 광역시의 5만명 감소나 인천의 예년 평균(약 2만명)과 비교해도 매우 양호한 실적이다. 업종별로는 인천의 제조업 생산이 작년 한 해 전년대비 3%가량 감소한 탓에 제조업에서는 취업자수가 감소하였으나, 서비스업 생산이 전국에 비해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면서 대부분의 증가가 서비스업에서 발생하였다.

그렇다면 이렇게 증가한 일자리의 질은 어떠할까? 이를 가늠해 보기 위해서는 취업자 수 증가를 여러 측면에서 보다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연령대별로 보면 50세 이상, 특히 60세 이상에서 취업자가 가장 많이 증가하고 있다. 60세 이상의 경제활동참가율이 40% 정도로 30~40대의 절반에 그침에도 불구하고 이 연령대가 취업자수 증가를 주도한다는 것은 고용에 미치는 인구요인의 영향이 상당히 큼을 의미한다. 또한 최근 통계청이 조사한 대로 우리나라 중장년층이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에서 이직하는 연령이 평균 49.1세이고, 이직 후 일자리는 대개 자영업, 단순노무직, 임시직 등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작년 인천에서 증가한 일자리의 질이 대체로 그리 높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러한 특징은 인천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거의 비슷하나, 인천지역이 다른 지역에 비해 조금 다른 점은 청년층(15~29세)의 취업이 비교적 활발하다는 점이다. 전국적으로 청년층 인구수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취업자수는 증가하면서 청년층 고용률이 지난 5년간 2.2%포인트 증가했으나 인천은 6.4%포인트 증가하여 그 폭이 유독 크다. 이는 인천의 청년층 취업자수 증가가 다른 지역에 비해 두드러지게 컸기 때문이다. 인천의 청년층 실업률도 장기간 전국을 상회하다 2018년 중 처음으로 전국을 하회하였고 동 추세는 금년 1분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청년층 고용지표의 개선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기인하는 것일까? 최근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한 보고서(2019년 3월)에 따르면 고소득(임금소득 4분위), 고학력(대졸 이상) 및 고숙련(관리자·전문가) 취업자 비중을 토대로 작성된 '일자리 질 지수' 면에서 인천은 다른 광역시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 보고서가 2015년 통계에 기반하므로 2018년 기준으로 다시 살펴보더라도 전국 및 5대 광역시에 비해 고학력 및 관리·전문직 비중이 두드러지게 낮고 임시직 비중은 뚜렷이 높은 인천의 특징에는 큰 변화가 없다. 인천이 60세 이상 인구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비교적 젊은 도시라는 점을 감안하면 청년층을 대상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일자리의 질도 그리 높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미 취업자 증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고령층, 다른 지역에 비해 역동적인 인천의 청년층을 위한 일자리 대책은 어떠해야 할까? 우선 공통적으로는 취업유발계수가 높으나 다른 지역에 비해 생산성 및 경제 내 비중 면에서 부진한 서비스업을 보다 발전시켜 양질의 일자리가 다수 창출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현재 지자체 수준에서 추진하고 있는 산업 클러스터별 인재양성 프로그램은 청년층에 고유한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유효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주된 일자리에서 은퇴한 중고령층이 보다 나은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지역 사정에 맞는 직업 재훈련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마련하는 한편, 진보된 정보통신기술에 기반한 일자리 매칭 시스템을 교육 프로그램과 연계하는 등 지역 고유의 일자리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김현정 한국은행 인천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