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경인일보 6층 대연회장에서 열린 제7기 미래사회포럼의 안보 관련 특강에서 태 전 공사는 "하노이 회담에서 가장 큰 성과를 뽑는다면 지난 30년 동안 국제사회와 핵 게임을 벌이며 승리해왔던 북한이 처음으로 실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김정은은 이번 회담 내내 트럼프에게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했다"며 "트럼프는 이번 회담을 통해 대북제재가 효력이 있다는 점을 실감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 전 공사는 앞으로의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장기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은 사실상 하노이 회담을 통해 미국에게 '뒤통수'를 맞은 격이기 때문에 대북제재가 해제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내부평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또 "외국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이 10만여 명에 달하기 때문에 이제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정권 입맛에 맞는 세뇌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재 북한 장마당에는 한국상품이 버젓이 팔리고 있다. 북한이 TV를 이용해 전국적으로 통제하곤 있지만, 북한은 점차 자본주의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국정부는 어떻게 트럼프와 미국을 통해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이행할 지가 가장 큰 관심사지만, 미국은 한반도 비핵화보다 ICBM을 통한 본토 타격 방지에 더 관심이 있다"며 "한국의 남은 한줄기 희망은 대북제재인데, 북한이 경제적 문제 때문에 도저히 못 버티거나 체제가 무너지는 상황이 될 때까지 조급해하지 말고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영상·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