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전부터 새벽 대형트럭 출입"
'고액임대후 방치·도주 수법' 추정
市, 수천t 쌓인뒤 행위자찾기 나서
경기도가 지난해 12월부터 69만여t 규모의 '쓰레기 산과 전쟁'(2018년 12월 5일자 보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천지역에 2개월전부터 수천여t의 쓰레기가 투기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천시는 즉각 전면조사에 착수했지만, 사전에 단속강화 등 폐기물 투기행위를 막지 못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21일 이천시와 대월면 장평리 주민 등에 따르면 마을주민 김모(57)씨는 지난 19일 3번 국도 옆인 장평리의 한 공터(4천100여㎡)에 2개월여 전부터 철제 울타리 수십여m가 검은색 가림막으로 가려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이상히 여겨 이천시에 신고했다.
주민신고를 받은 시는 대형 스티로폼과 폐플라스틱, 폐타이어, 건자재, 미분류 건축 쓰레기까지 수천여t의 폐기물이 방치돼있는 것을 확인했다.
김씨는 "2개월여 전부터 새벽 시간대에 대형트럭이 드나들고 트럭 뒷문 개방소리 등으로 깜짝 놀라 잠에서 깨기도 했다"며 "지붕 없이 쓰레기가 방치돼 있어 비라도 내리게 되면 쓰레기 오염물질이 땅으로 스며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조금 전까지도 포클레인 작업을 벌였다"는 주변 주민들의 말을 듣고 현장 진입을 하려 했지만, 작업자들이 모두 빠져나간 뒤 철제문을 자물쇠로 잠가 놓아 수포로 돌아갔다.
시 관계자는 "해당 토지는 외지인 소유로 경기도 전역에 버려진 폐기물 방치의 전형적인 형태로 토지주와 고액의 임대계약을 맺은 뒤 쓰레기를 방치하고 도주하는 수법이 이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는 무단투기 차량 진입 등의 경로 파악을 위해 폐쇄회로(CC)TV 확인작업과 불법사항에 대해 1차 조사 후 경찰고발과 함께 협조를 받아 불법 폐기물의 투기 및 적치 행위자를 찾고 있다.
시는 또 마을 이장단 회의를 통해 불법 폐기물 적치를 위한 가림막 시설 등 수상한 행위가 이뤄질 경우의 신고체계도 구축할 방침이다.
그러나 마을 주민들은 "지난해부터 '쓰레기 산'이 전국적 이슈가 됐었고, 경기도가 지난해 12월 '쓰레기 산과 전쟁'을 선언했었다"며 "벌써 2개월 여 전부터 폐기물이 버려지고 있었는데 시는 뭘 한 건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이천/서인범기자 si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