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군 포함된 '영통 수다 하모니'
실버대회 목표… 한 달에 두번 연습
성빈센트병원등 협약 '전문적 치료'
조기검진·쉼터·원예현실인식훈련도
타 지자체 본보기 복지부 장관 표창
지난 15일 수원시 영통구보건소 대강당에서는 머리가 희끗한 노인 50여 명이 모여 열심히 발성 연습을 했다.
연습을 마친 노인들은 지휘자의 손짓에 집중하며 환한 얼굴로 '봄처녀', '얼굴', '연가' 등 가곡을 합창했다.
■ 치매 노인 등으로 이뤄진 합창단
이날은 '영통 수다 하모니'의 첫 연습이 있던 날이었다.
영통구치매안심센터가 운영하는 '영통 수다 하모니'는 치매·치매 고위험군·치매예방 프로그램 수강 노인, 치매 환자 가족 등으로 이뤄진 합창단이다. 단원 50명 중 치매 노인이 13명, '치매 고위험군' 노인이 12명이다.
영통구치매안심센터는 치매 노인과 환자 가족 치유 프로그램으로 합창단을 기획하고, 합창단 연습을 위한 피아노도 마련했다.
치매 노인들이 즐겁게 수다를 떨며 노래를 불렀으면 하는 바람으로 '수다 하모니'라는 이름을 붙였다.
영통구치매안심센터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노래를 부르며 즐거워하셨다"며 "지휘자의 열정적인 지도 덕분에 어르신들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수다 하모니는 한 달에 두 번 영통구보건소에 모여 연습을 한다.
노인들이 선호하고, 누구나 쉽게 부를 수 있는 노래를 선정해 반복해서 연습할 계획이다.
수다 하모니의 1차 목표는 오는 가을께 열리는 '치매극복 실버합창대회'에 참가하는 것이다.
영통구치매안심센터는 합창단이 다양한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 노인들의 자존감을 높여줄 계획이다. 단원은 수시로 모집한다.
■ 체계적인 치매 환자 지원 프로그램으로 호응
'치매 관리 선도도시'로서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는 수원시는 영통구치매안심센터를 비롯한 4개 구 치매안심센터에서 체계적인 치매 환자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6년 '수원시치매지원센터'라는 이름으로 개소한 영통구치매안심센터는 정부의 치매 국가책임제 시행에 따라 치매 환자 지원정책을 준비하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본보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치매 관리사업에 이바지한 공적을 인정받아 지난해 9월 '치매우수프로그램 유공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4월에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방문해 시설을 둘러보고, 프로그램을 체험했다. 박 장관은 "수원시가 치매 사업을 선도해 다른 지자체의 모범이 돼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영통구치매안심센터는 수다 하모니 합창단을 비롯해 경증 치매 환자 인지프로그램, 인공지능 로봇 '실벗' 치매예방 프로그램, '기억청춘 학교', '푸드 테라피 교실' 등 다양한 치매 관리 프로그램과 '헤아림 가족 교실', '자조 동아리' 등 치매 환자 가족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 치매안심센터, 치매 조기검진·치매환자 돌봄서비스 등 운영
지난해 개소한 장안구치매안심센터와 올해 문을 연 권선·팔달구 치매 안심센터도 ▲치매 조기검진·치매환자 돌봄 서비스 ▲인지기능 강화·치매예방프로그램 ▲치매환자 가족을 위한 심리상담 등 치매 노인과 그들의 가족을 돌보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장안구치매안심센터는 경증 치매환자를 돌봐주고, 치료를 지원해주는 '안심 쉼터'를 운영해 호응을 얻고 있다. 전문가가 운동·회상 치료, 음악·미술·원예 치료, 원예현실인식훈련 등을 진행한다.
권선구치매안심센터는 사랑나무의료재단 서수원병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치매관리사업을 협력하고 있고, 팔달구치매안심센터는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과 업무 협약을 체결해 전문적인 치매 진단·치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원시보건소 관계자는 "치매 환자 쉼터와 치매 환자 인지강화 프로그램을 지속해서 확대할 것"이라며 "치매 환자와 그들의 가족들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 수원시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11만7천256명이고, 치매 환자 수는 1만1천172명이다.
/김영래·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