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인들의 마음이 청산홍록(靑山紅綠) 속의 사찰을 향할 것 같은 시절이다.
불교 경전에 보면 사위국이 자주 등장하는데 사위국은 갠지스강 유역의 코살라국의 수도이다. 그곳을 무대로 만들어진 난타라는 이름을 가진 한 가난한 여인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사위국의 왕을 비롯한 부자들이 석가모니와 제자들에게 공양을 하는 것을 보고 그 여인이 한탄을 하였다. 스스로 가난하게 태어나서 가진 게 없어 공양을 하지 못하는 자신의 실정을 슬퍼하였다. 하루 종일 돌아다니며 구걸을 한 결과 동전 한 푼을 얻었다. 그 돈을 가지고 기름을 파는 가게에 가서 기름을 사려 하니 주인이 용도를 물어본다. 그러자 그 여인은 자신이 품고 있는 생각을 기름 가게 주인에게 다 말하였다. 딱하게 여긴 주인이 한 푼만 받고 많은 기름을 주었다. 여인은 그 기름을 가지고 가서 드디어 등불을 만들었다. 난타라는 여인은 등불을 만들어 석가모니가 계신 곳으로 가서 많은 등불 속에 자신의 등불도 놓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다른 등불은 다 꺼져도 난타가 바친 등불만 새벽까지 꺼지지 않고 밝게 타고 있었다. 바람이 아무리 불어도 꺼지지 않자 석가가 난타의 정성을 알고 비구니로 받아들였다.
여기에서 부자만등(富者萬燈)보다 빈자일등(貧者一燈)이란 말이 나오게 되었다. 수량으로만 보면 거부가 공양한 등 만 개가 가난한 사람이 공양한 등 한 개보다 만 배이지만 정성으로 보면 빈자일등이 만 배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