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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인천·경기남부·충남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된 지난달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왕산로에서 바라본 하늘이 뿌옇다. /연합뉴스

인공강우로 초미세먼지 농도를 낮출 수 있을까.

정부가 미세먼지 저감 대책의 하나로 인공강우 실험을 진행하고 있지만, 인공강우로 고농도 미세먼지를 씻어낼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염성수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팀은 2010년 10월부터 작년 12월까지 서울관측소의 시간당 운량과 미세먼지(PM10) 농도,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의 재분석 기상자료 등을 이용해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한 날의 인공강우 성공 가능성을 분석했다.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한 날은 미세먼지 농도가 150㎍/㎥인 날로, 예보구간으로는 '매우 나쁨'에 해당한다.

분석결과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한 날은 평균적으로 습도가 낮아 구름이 발생하기 어려운 조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운량 관측 자료에서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수록 구름의 양이 줄었다. 실제 관측에서도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수록 구름 양이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공강우 성공의 결정적인 요인은 '구름 씨'를 뿌릴 수 있는 구름의 존재 여부다.

그러나 이 연구에서 한반도에서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할 때 상공의 구름 발달이 제한적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는 고농도 미세먼지가 나타난 날은 인공강우를 시행해도 성공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특성은 대기 중에 존재하는 액체 물의 총량을 뜻하는 '액체수경로'(LWP)와 얼음의 총량을 뜻하는 '빙정수경로'(IWP) 자료에서도 일관성 있게 나타났다.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한 날의 액체수경로와 빙정수경로는 그렇지 않은 날에 비해 각각 10분의 1, 3분의 1 수준이었다. 이는 인공강우를 통해 비를 내리기에 충분치 못한 양이다.

지금껏 학계에서는 인공강우로 미세먼지를 씻어낼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주장이 많았는데, 이 연구는 국내 기상과 미세먼지 상황을 분석해 인공강우를 이용한 미세먼지 저감 가능성을 실제로 평가한 것이다.

연구 결과는 오는 5월 2~3일 이화여대에서 열리는 2019년 한국기상학회 대기물리·환경 및 응용기상분과 봄학술대회에서 발표된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