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年 220만명 이용 '인천 관광명소'
폐염화칼슘 포대 수년째 모른척
주변 쓰레기들까지 뒤엉켜 '흉물'
중구 "업체 선정 서둘러 치울 것"
관광특구인 인천 중구 월미공원 인근 도로에 제설용 폐염화칼슘을 비롯한 각종 폐기물이 수년째 방치돼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중구 월미공원 정문 앞 월미바다열차 월미공원역을 돌아 100여m쯤 지나면 막다른 길이 나오는데 이곳에 제설용 폐염화칼슘 포대가 2~3m 높이로 쌓여 있다.
수백여개의 폐염화칼슘 포대 대부분은 닳아 찢어졌고, 틈 사이로 흘러나온 염화칼슘은 누렇게 변한 채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이곳에는 염화칼슘 포대 이외에도 드럼통, 종이상자, 폐자재 등 쓰레기들이 버려져 있다.
인근에서 만난 주민 조모(66·여)씨는 "주말이나 쉬는 날 동생과 함께 산책하기 위해 월미공원을 찾는데 길을 지날 때마다 쓰레기가 점점 더 늘어나는 게 보기 안 좋다"고 말했다.
월미공원을 찾는 관광객은 연간 220만명에 이른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은 얼마 전부터 지난해 말 기네스 인증을 받은 세계 최대 규모의 야외벽화가 그려져 있는 인천 내항 곡물저장고를 보기 위해 폐염화칼슘이 버려져 있는 곳을 찾기 시작했다.
다른 곳보다 도로 끝 철망 너머로 곡물저장고 야외벽화가 잘 보이기 때문이다. 이색적인 야외벽화를 보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늘고 있는데도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중구는 여전히 쓰레기를 방치하고 있다.
중구는 지난 2016년부터 인천시로부터 도로 사용 허가를 받고, 제설용 염화칼슘을 보관하는 곳으로 활용해왔다. 지난해 염화칼슘을 보관할 새로운 장소를 빌리게 되면서 사용 가능한 것들은 옮겼지만, 재활용도 할 수 없는 폐염화칼슘을 이곳에 두고 있다.
폐염화칼슘을 쌓아두기 시작하면서 수년 사이 아예 쓰레기장으로 변했다는 게 주민들의 얘기다.
인근 가스충전소의 한 직원은 "염화칼슘이 쌓여 있던 공간에 하루가 다르게 온갖 쓰레기가 버려지고 있다"며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는데 폐기물이 산더미처럼 쌓이고 있어 민망할 정도"라고 했다.
중구 관계자는 "보관 장소는 옮겼지만 못 쓰는 염화칼슘을 처리하는 폐기물 업체를 선정하는 데 시일이 걸리고 있다"며 "최대한 빨리 쓰레기들을 치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