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이별에 격분 상해사건 등
인천 작년 901건 1년새 150건↑
유형별 폭행·감금·주거침입順
전문가 "처벌강화 제도 개선을"

A(26)씨는 최근 인천 연수구의 한 술집 앞에서 연인 사이인 여성 B(25)씨에게 이별 통보를 받았다.

A씨는 치밀어 오르는 화를 이기지 못하고 B씨를 심하게 때렸다. B씨는 얼굴을 다쳤고, 온몸에 멍이 들었다. 팔뼈도 부러졌다. 상해 혐의로 경찰에 구속된 A씨는 최근 검찰에 송치됐다.

연인 사이에서 발생하는 폭행 등을 일컫는 이른바 '데이트 폭력'이 인천지역에서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데이트 폭력이 살인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1일 인천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17년 749건이던 '데이트 폭력' 관련 사건이 2018년 901건으로 150건 넘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 데이트 폭력 관련 사건 중 인천지역 비중도 같은 기간 7.3%에서 8.8%로 증가했다. 범죄 유형별로는 폭행·상해가 2018년 기준 74.5%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체포·감금·협박이 10.4%, 경범 등 기타 8.4%, 주거침입 5.9% 등 순이었다.

2017년도 이와 비슷한 비중을 보였다. 연인 간 성폭력 사건은 물론 살인 사건도 2년 연속 발생했다.

경찰 관계자는 "'헤어지자'는 말을 참지 못하고 상대방을 때리는 등의 폭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가장 많다"며 "함께 타고 가던 차량에서 일정 시간 내려 주지 않는 식의 감금 범죄도 상당수"라고 했다.

이어 "일선 경찰서를 중심으로 데이트 폭력 전담 TF를 구성해 관련 범죄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연인 사이에 발생하는 데이트 폭력을 더욱 엄하게 처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소 연인 사이에서 발생하는 폭력은 교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상대방에게 확실히 알릴 필요도 있다고 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연인 사이에서 발생하는 폭력 등 범죄는 더욱 엄하게 대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며 "상대방에 대해 잘못된 소유욕이나 집착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교육이나 홍보활동도 사회적으로 병행돼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갈등이나 의견대립을 해소하는 방법의 하나로 폭력을 생각하게 해선 안 된다"고 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