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판, 우리문화 특수성 반영
어버이날을 맞아 어머니에게 선물하면 좋을 책 '마더북'이 출간됐다.
어머니들의 삶은 기록되지 않는다. 다양한 역사서에도 아이들을 낳고 키우고 온갖 어려움을 헤치고 살아남은 어머니들의 이야기는 기록되어 있지 않다.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어머니들이 자신의 삶을 자랑스럽게 책으로 써서 남기는 경우도 드물다.
어머니들의 삶은 그저 몇몇 딸들을 통해서만, 불완전하게, 문장이 아닌 구술로, 혹은 언어가 아닌 촉감으로, 느낌으로 전해질 뿐이다.
하지만 어머니들의 삶에는 역사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감정과 깨달음, 통찰이 담겨 있음을 우리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마더북'은 어머니에게 선물하고 다시 돌려받는 책이다.
2005년 엘마라는 네덜란드의 한 여성이 갑작스러운 불치병 진단을 받은 자신의 어머니의 삶을 기록하기 위해 '마더북'을 고안해냈다. 이후 15개국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400만부 판매 기록을 올렸다.
'마더북'은 어머니들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기록하는 책으로, 누구나 시도할 수 있다. 엄마와 사이가 좋지 않은 사람들, 글쓰기나 인터뷰가 막막한 사람들, 일하고 아이들을 키우느라 너무 바쁜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책이다.
저자는 "이 책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는 사적인 삶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그것을 더 단단히 만드는 것이다. 이 책은 수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다. 사용자들이 자신들의 솔직하고도 때로는 비밀스러운 이야기까지도 기록해서 개인적으로 전승하기를 권한다"고 밝혔다.
책의 맨 마지막 당부에는 이렇게 기록돼 있다. "어머니의 삶이 담긴 이 책을 소중한 보물처럼 다뤄주세요. 너무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눠보기보다는 어머니와 나 사이의 비밀 이야기처럼 간직해주세요. 어머니를 이해하고 느끼고 용서하고 사랑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한국어판은 원서의 보편적인 핵심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한국적인 문화와 역사의 특수성을 반영해 질문들을 세심하게 다듬었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