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수출단지 협의회5
2일 중고차수출단지이전추진협의회 발기총회 및 설명회가 열린 인천시 연수구청에서 송도유원지 중고차 수출업체 관계자들이 부지 이전에 대한 회의를 하고 있다.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인천시 등 대체 할 땅 제시 못해
중고차업체 협의회 발기인 총회
회원 의견수렴 매입의향서 제출
지역 떠날땐 내항물동량 악영향


인천 연수구 옛 송도유원지 부지에 있는 중고차 수출업체들이 이전 부지를 직접 선정하겠다며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옛 송도유원지 부지 일대 중고차 수출업체들은 2일 연수구청 대강당에서 '중고차 수출단지 이전 추진협의회'(이하 협의회) 발기인 총회를 개최했다.옛 송도유원지 부지 일대에는 300여개 중고차 수출업체가 있다.

이들 업체가 자리한 옛 송도유원지 부지 절반가량은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로, 내년 7월 이후 용도가 변경될 가능성이 크다. 새로운 부지를 찾아야 하는 것이다.

이날 총회에서 협의회 관계자는 "일단 2021년 4월까진 토지 임대차 계약이 돼 있는데, 그전에도 이곳을 떠나야 할지 모른다"며 "중고차 수출단지 이전을 위한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업체들이 협의회까지 만들어 직접 이전 부지를 선정하겠다고 나선 이유는 뭘까. 인천항만업계가 인천항 물동량 감소를 우려해 이전 부지 마련을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 등 관계기관에 요구해왔는데, 아직 뚜렷한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들이 직접 부지 선정에 나서겠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날 협의회는 이전 후보지로 인천 학익유수지와 남항 배후단지, 경기도 평택항 배후단지와 송산그린시티 남측 부지 등을 제시했다. 협의회는 회원들 의견을 수렴해 이전 예정 부지를 정하고, 토지 매입 의향서를 해당 기관에 제출할 계획이다.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도 중고차 수출단지 이전 부지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일정 규모 이상의 마땅한 부지가 없는 데다, 주민들이 소음과 분진 등 환경 피해를 이유로 중고차 수출단지에 부정적이다.

후보지 중 하나로 거론되는 남항 배후단지가 그렇다. 인천항만공사가 친환경적으로 중고차 수출단지를 조성하겠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주민들 인식엔 '혐오시설'이다.

문제는 중고차 수출업체들이 인천을 떠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인천에 남고 싶지만, 수출단지를 옮길 부지가 없다"며 "조건이 맞으면 경기도 등 다른 지역으로 이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천 내항에서 중고차 수출 물량이 차지하는 비율은 15%에 달한다.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면, 그만큼 내항 물동량이 감소하는 것이다. 인천항만업계 관계자는 "이른 시일 안에 이전 부지를 정해야 인천의 중고차 산업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