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쥴 전자담배 /AP=연합뉴스

24일 국내 출시… 미국시장 1위

전자기기 닮고 냄새·연기 덜해
美 청소년 'JUULING' 유행어
온라인 중고거래 가능 '접근 용이'


수원에 사는 김모(45·여)씨는 최근 아들 박모(18)군의 방을 청소하다 책상 위에 있던 샤프심통 모양의 기계를 발견했다.

김씨는 기계를 요리조리 살펴봤지만, 작동 방법을 찾지 못해 원래 있던 자리에 놓고 방을 빠져나왔다.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김씨는 며칠 뒤 직장 동료가 아들의 책상에서 봤던 기계를 입에 물고 연기를 뿜어내고 있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 기계는 최근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은 CSV(Closed System Vaporizer·폐쇄형 시스템) 전자담배 '쥴(JUUL)'이었다.

김씨는 곧바로 아들에게 "전자담배를 어디서 났느냐"고 추궁했고, 박군은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구매했다"고 실토했다.

이처럼 오는 24일 미국 1위 전자담배인 쥴이 국내에 출시될 예정인 가운데, 벌써 국내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쥴 등의 전자담배 거래가 활개를 치면서 청소년들의 흡연 증가가 우려되고 있다.

7일 국내의 한 유명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쥴 기기나 POD(담배액상이 담긴 통) 관련 판매글이 하루 평균 수십 개씩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특히 쥴은 외관이 USB와 비슷할 뿐 아니라 냄새와 연기가 일반담배 및 궐련형 전자담배보다 적어 청소년의 접근도 쉽다.

쥴 제조사인 쥴랩스코리아는 국내에서 편의점과 면세점 등 오프라인으로만 기기를 판매하고 온라인 판매는 하지 않기로 했지만, 중고 거래는 돈만 있으면 가능해 청소년들의 유입을 차단할 방도가 없는 상태다.

실제 지난 2015년 5월 쥴 판매가 시작된 미국의 경우 지난 2017년부터 2018년까지 1년 사이 고등학생(10~12학년)과 중학생(7~9학년)의 전자담배 흡연율이 각각 80%, 50% 증가했다.

쥴을 피운다는 뜻의 '쥴링(JUULING)'이 미국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어가 됐을 정도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미국의 사례를 통해 쥴이 청소년 흡연과 얼마나 밀접한 관계가 있는지 알고 있어 기획재정부, 교육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며 "우선 가정과 학교에서 청소년 흡연 예방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준석기자 ljs@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