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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말 업무를 종료하고 새 주인을 찾아 나선 인천시 중구에 소재한 옛 인천우체국(현 인천중동우체국)의 모습. 이 건물은 일제강점기인 1923년에 지어진 근대 건물로 인천시유형문화재 8호이다.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정밀 안전진단결과 'D등급' 받아
이달말 우편업무 중단·이전 계획
'근대문화재' 市 상대로 매각 추진
아트플랫폼·개항장거리 연계 검토


1923년 지어진 '옛 인천우체국'(현 인천중동우체국·인천시유형문화재 8호)이 5월 말 우편 업무를 종료하고 새 주인을 찾아 나선다.

근대 우편제도의 역사를 간직한 인천우체국이 빈 건물로 남게 되자 인천시가 활용 방안 찾기에 나섰다.

인천 중구 신포사거리에 위치한 옛 인천우체국 건물을 사용하는 인천중동우체국은 이달 말 인하대병원 인근의 정석빌딩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우체국 측은 "건물이 너무 낡아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해 이전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옛 인천우체국은 일제강점기인 1923년 12월 10일 지어진 근대 건축물이다. 건립 당시 명칭은 '인천우편국'이었으나 일제 잔재 청산을 위해 해방 이후 1949년 8월 인천우체국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한국전쟁 이후 지붕 일부가 소실됐다가 1957년 복구됐다.

그리스양식과 르네상스양식을 절충한 건축 양식으로 당시 유행하던 돔을 갖춘 첨탑이 없는 게 특징이다. 1982년 인천시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건물 소유주인 경인지방우정청은 이 건물을 2003년까지 산하 조직인 인천우체국의 사무·우편취급 용도로 사용하다가 대보수를 거쳐 지금은 창구 직원과 집배원 50명이 일하는 동(洞) 단위 우체국인 인천중동우체국으로 활용하고 있다.

옛 인천우체국 건물은 지난해 실시한 건물 정밀안전진단 결과 보수·보강이 시급한 'D등급'과 함께 사용중지 권고를 받았다.

경인지방우정청은 인천중동우체국 이전을 결정하고, 건물 벽체를 뜯어내 상태를 정확하게 살펴보는 구조정밀진단을 추진하기 위해 인천시, 중구와 협의 중이다.

우체국 측은 건물을 우편업무 용도로 계속 사용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인천시를 상대로 건물 매각을 추진 중이다. 건물과 부지의 가격은 25억~30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경인지방우정청 인천우체국 관계자는 "구조정밀진단 결과를 봐야 알겠지만, 문화재 관련 규제가 까다로워 우체국이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매각도 여러 방법 중 하나로 검토되고 있다"고 했다

인천시는 문화재가 방치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활용 방안과 매입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인천은 서울과 함께 근대 우편제도의 발상지라는 상징성이 있지만, 이미 대전에 우정박물관이 있는 터라 우편 관련 콘텐츠로만 활용하기에는 제약이 따른다. 인천아트플랫폼과 개항장 거리와 연계한 활용방법이 검토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일단은 시급한 구조정밀진단 예산 부담 비율을 두고 우체국 측과 협의 중"이라며 "매입을 권유받긴 했으나 활용 방법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