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5개사 등 200원 ↓ 협약
매장내 안내 없고 직원도 잘몰라
무인주문기 미적용도 개선 필요

"개인컵 할인이요? 저희는 그런 거 안 하는데요."

8일 오후 2시께 용인시 기흥구에 있는 한 맥도날드 가맹점. 앞서 맥도날드는 지난해 5월 환경부와 자발적 협약을 맺고 텀블러 등 개인 컵을 사용하는 고객에게 음료를 200원 할인해주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 맥도날드 가맹점 내부 어디에서도 이 같은 할인 제도를 알리는 안내판을 찾아볼 수 없었다.

무인 주문기(키오스크)로 음료를 선택하고 결제하는 일련의 과정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직원에게 다가가 텀블러를 건네며 할인에 대해 묻자 직원은 "키오스크로는 할인이 안 된다"고 답했다.

환경부와 협약을 맺은 다른 패스트푸드점도 상황은 비슷했다. 비슷한 시각 수원시 팔달구의 롯데리아 내부를 둘러보니 맥도날드와 마찬가지로 개인 컵 사용에 대한 할인을 알리는 안내판은 전무했다.

매장 직원에게 1천700원짜리 음료수를 주문하면서 텀블러에 담아 달라고 요청했지만, 결제 금액은 1천700원 그대로였다.

음료수를 받은 뒤 직원에게 "텀블러를 쓰면 할인되지 않느냐"고 물으니 "그런 할인은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재차 "다시 확인해 달라"고 요청하자 어딘가로 전화를 걸더니 그제야 미안하다며 200원을 할인해 줬다.

손님 조모(33·여)씨는 "지난해 개인 컵을 사용하면 커피전문점이나 패스트푸드점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항상 텀블러를 들고 다니고 있다"며 "1년간 텀블러를 사용해 본 결과 커피전문점은 할인 적용이 잘되고 있지만 유독 패스트푸드점에선 불협화음이 발생하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자발적 협약 1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성과와 문제점을 파악한 뒤 조만간 해당 커피전문점, 패스트푸드점과 함께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무인 주문기로 할인을 받지 못하거나 직원 교육에 대한 문제점을 업체에 알리고 함께 개선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환경부와 자발적 협약을 맺은 업체는 스타벅스, 엔젤리너스, 파스쿠찌, 이디야, 빽다방, 크리스피 크림 도넛, 탐앤탐스커피, 투썸플레이스, 베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커피빈, 커피베이, 카페베네, 할리스커피, 디초콜릿커피, 디초콜릿커피앤드 등 커피전문점 16곳과 맥도날드, 롯데리아, 버거킹, KFC, 파파이스 등 패스트푸드 5곳이다.

/이준석기자 ljs@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