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추홀구 전문기관에 의뢰 진행
시설 추정 자취·잡석 등 발견해
시차원 지원·정밀조사 서둘러야
2015년 10월 개방된 문학산 정상 일대에서 처음으로 진행한 문학산성 시굴조사를 통해 옛 성벽의 흔적이 발견됐다. 절반도 채 남아있지 않은 문학산성에 대한 대대적인 정밀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인천 미추홀구는 전문기관에 의뢰해 올해 3월부터 문학산 정상부의 800㎡ 부지를 대상으로 진행한 '문학산성 성벽 추정지 시굴조사'를 최근 마무리했다고 8일 밝혔다. 조사대상지는 문학산성 동문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이다.
시굴조사 결과, 실제 성벽의 벽면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성벽시설로 추정되는 흔적과 성벽을 쌓을 때 쓰는 잡석 등을 발견했다. 또 조사대상지 상단의 평탄한 땅에서는 문헌상 확인되지 않은 문학산성 관련 건물의 흔적을 확인했다.
이 지역에서는 통일신라에서 조선시대 사이 만들어진 기와와 도자기 등이 다수 출토되기도 했다. 문학산성의 성벽은 발견하지 못했지만, 관련 유적이 확인된 점은 주목해야 한다는 게 미추홀구의 설명이다.
현재까지 신라시대와 관련한 유물만 발견됐는데, 비류백제 전설의 실체를 찾으려면 백제 때 축조한 성벽시설이나 유물을 발굴해야 한다.
앞서 미추홀구는 2017년 사전작업 차원의 지표조사를 했지만, 땅 일부를 파는 등 문학산성을 발굴하기 위한 실질적인 문화재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문학산 정상은 1959년 미군기지화 작업이 시작되면서 접근이 통제됐다. 1979년부터는 한국군이 주둔하다가 점차 기능을 상실했다.
시민들의 거센 요구로 개방하기까지 55년이 걸렸는데, 이 기간 문학산성에 대한 실질적인 문화재 조사를 추진할 수 없었다.
본래 해발 233m였던 산이 군부대 조성으로 깎여 해발 217m로 낮아지기도 했다. 정지작업을 위해 정상을 깎은 흙을 산 아래로 그대로 내려보내면서 유물이 섞여 흘러갔을 가능성도 있다.
문학산성의 총 길이는 587m다. 이 가운데 절반 이하인 232m만 겉으로 드러나 있다. 미추홀구는 이번에 조사한 구간은 물론 나머지 구간에 대해서도 정밀발굴조사를 추진해 문학산성의 본래 모습을 온전히 찾겠다는 계획이다.
정밀발굴조사와 함께 '문학산성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해 장기적으로 문학산성 복원을 추진한다는 구상도 있다. 다만, 문학산성의 행정구역은 65%는 미추홀구에, 35%는 연수구에 속해 있다.
미추홀구 관계자는 "문학산성 정비작업과 학술조사는 2개 지자체가 공동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이 같은 문학산성의 특수성과 역사적 상징성을 고려해 관련사업을 전액 시비로 지원해 달라고 인천시에 건의했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문학산 개방후 첫 시굴조사… 문학산성 성벽 흔적 찾았다
입력 2019-05-08 22:25
수정 2019-05-08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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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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