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아 푸른 솔아' 시인 13주기 추모
수상한 조성웅씨 "낡아지지 않겠다"
인천에서 활동한 우리나라 대표 노동시인 박영근(1958~2006·대표작 '솔아 푸른 솔아'). 그를 기리기 위해 제정한 '박영근작품상'이 대한민국 대표 문학상의 반열에 올랐다.
지난 11일 오후 4시 인천 부평구 신트리공원에서 열린 제5회 박영근작품상 시상식과 박영근 시인 13주기 추모제에는 지난 2일 임명장을 받은 염무웅 국립한국문학관 초대 관장이 시상자로 나섰다.
수상작은 조성웅(50) 시인의 노동시 '위험에 익숙해져갔다'.
'끝내/그는 한 뼘 남짓한 H빔 위에 모로 누워버렸다/그의 등 뒤에는 10미터 허공이 펼쳐졌다//가장 위험해 보이는 자세가 그래도 용접을 하기엔 최선의 자세/그는 허공조차 안전지지대로 사용하는 법을 안다//몇 차례의 죽음을 넘어/오늘 하루분의 일용할 양식을 구하기까지//(…이하 생략…).'
건설현장을 아는 사람이라면 이 시가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대번에 알아차리게 마련이다. 그만큼 이 시는 한 장의 고발사진 같기도 하고, 고발기사 같기도 하다.
심사위원들도 현장 노동의 체험을 살리고, 현장의 긴장감을 그대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내렸다.
염무웅 국립한국문학관 관장은 시상식에서 "고 박영근 시인은 사람다운 삶을 이 땅에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 1980년대 대표 문학 운동가다. 그의 글은 새로운 시의 길을 개척하려는 사람만이 쓸 수 있는 글"이라고 했다.
염무웅 관장은 그러면서 "조성웅 시인의 시를 보니 '우리 시가 한 단계 나아가고 있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김지하, 김남주, 백무산, 박영근을 지나 조성웅 시대가 왔다고 생각한다. 역사가 흘러가고 있다는 점에서 뜻깊다"고 말했다.
김지하, 김남주, 백무산, 박영근. 염무웅 관장이 거명한 그 이름들로 하여 박영근작품상의 권위는 그만큼 높아졌다.
조성웅 시인은 "이 상이 허명(虛名)이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낡아지지 않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
한국대표 문학상 반열 오른 '박영근작품상'
입력 2019-05-12 22:48
수정 2019-05-12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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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1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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