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등굣길 지도·노인 돌봄활동
의회 슬로건 교체 동료의원 동참
"시민 신뢰위해 초심 잃지 말아야"
"말로만 머슴요? 봉사하는 의회, 오산시의회는 다릅니다."
정치권 싸움 소식이 연일 뉴스를 뒤덮는다. 국민께 봉사하겠다던 정치인들의 다짐은 선거 때나 했던 이야기다. 이 때문에 정치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민주주의는 흔들린다.
그러나 시민을 위한 봉사를 실천하며 조금 다른 의회의 모습을 보여주는 의회도 있다. 국회에서 거창하게 만든 선진화법 없이도 의원들이 스스로의 약속을 지키고 지역사회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불과 일곱 의원에 불과한 작은 기초의회인 오산시의회는 '봉사하는 의회'라는 슬로건을 실천하며 시민과 함께하는 정치를 실천하고 있다.
물론 이곳에서도 정쟁은 벌어지고 시 현안을 두고 여·야가 대립한다.
그럼에도 한 달에 한 번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7명의 의원 모두가 참여해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시민들을 보살핀다.
지난해 취임한 장인수 오산시의회 의장은 '봉사하는 의회'의 파수꾼이다. 그는 지난 2014년 시의원 출마를 통해 정치에 입문한 순간부터 '의원'이라는 자리를 봉사와 함께 했다.
'등굣길 교통안전을 책임져 주는 멋진 키다리 아저씨'라는 별명처럼 햇수로 6년째 지역 내 10개 학교를 돌며 등굣길 안전지도를 하고 있다.
그런 그가 지난해 재선에 성공해 오산시의회 의장으로 취임한 후에는 취임 2년 차 시의회 슬로건을 아예 '봉사하는 의회'로 정했다.
한 달에 한 번은 무조건 지역사회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의원으로서 초심을 잃지 말자는 취지다. 동료의원들도 이에 여·야를 가리지 않고 그 뜻에 동의하고 동참했다.
겨울에는 김장을, 봄에는 된장도 담갔다.
봉사하는 시민들과 하나 돼 찬을 담고 따뜻한 밥을 푸며 독거노인에게 직접 전달하는 역할도 도맡고 있다.
낯부끄러운 정치인의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다. 엄격히 온종일을 할애해, 봉사에 혼신을 다한다.
장인수 의장은 "시민에게 신뢰받고 힘이 되는 의회가 되려면 의원 모두가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며 "그러기에 봉사의 현장에 나서 직접 민생을 보고 우리 스스로를 돌아본다"고 했다.
우범지대 순찰도 이들의 봉사영역이다. 시민들이 불안해하는 치안 사각지대를 직접 찾아 순찰 봉사를 하고 정책적 대안도 내놓는다. 미래 주역인 청소년들을 만나 고민상담도 해주고, 금연·학교폭력 예방 캠페인도 이들의 봉사 내용 중 하나다.
장 의장은 "봉사가 결국 시민과의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시민이 만나면 반가운 시의원, 시의회가 되고 싶다"며 "봉사하는 의회라는 약속을 끝까지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오산/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