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의 순이익이 급감하고 있다. 1분기 실적을 발표한 22개사를 기준으로 지난해 1분기에 27% 감소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 7% 또 줄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메리츠·한화·롯데·MG·흥국·삼성·현대·KB·DB·농협·코리안리 등 11개 손해보험사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6천34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손보사의 1분기 기준 순이익은 2017년 1조789억원이었지만, 지난해 7천459억원으로 30.9% 감소한 데 이어 올해 14.9% 더 감소했다.
한화·삼성·흥국·교보·미래에셋·KDB·DB·동양·신한·오렌지라이프·농협 등 11개 생명보험사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9천41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생보사의 1분기 순이익 역시 2017년 1조2천508억원이던 게 지난해 7천449억원으로 27.2% 감소한 데 이어 올해 1.7% 더 줄었다.
총 22개 생·손보사의 1분기 순이익은 2017년 2조3천387억원에서 지난해 1조6천980억원(전년 대비 -27.4%), 올해 1조5천758억원(-7.2%)으로 2년 만에 ⅔ 수준이 됐다.
연간 실적으로 따져도 2017년 7조7천677억원이던 전체 보험사의 순이익은 지난해 7조2천857억원으로 6.2% 감소했다.
그나마 지난해 순이익은 정부·여당의 지배구조 개선 압박으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한 이익 1조3천851억원이 반영된 결과다. 이를 제외하면 보험사들의 순이익은 6조원에 못 미친다.
보험사들의 순이익이 이처럼 해마다 급감하는 데는 몇몇 대형 생·손보사의 대규모 일회성 손실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각 보험사의 설명이다.
손보사 중에선 농협손보(-77.4%)를 비롯해 한화손보(-65.6%), 현대해상(-27.1%), 삼성화재(-23.3%) 등의 순이익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생보사의 경우 농협생명이 14억원 적자 전환한 것을 비롯해 DB생명(-93.5%), 한화생명(-79.8%) 등의 순이익이 급감했다.
이들 보험사는 대형 축사 화재(농협손보), 주식투자 실패와 대출 부실(한화생명·농협생명·삼성화재), 자동차보험 손해율 급등(현대해상·삼성화재) 등의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일회성 요인보다는 누적된 추세적·구조적 문제 탓에 보험사들의 경영이 악화한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게 저출산에 따른 '비차이익' 감소, 과거 고금리 확정형 상품과 최근의 저금리에 따른 '이차이익' 감소다.
비차이익은 신규 보험판매로 들어오는 수수료 수입과 보험판매 비용(사업비)의 차액이다. 보험 가입이 줄어들수록 비차이익도 감소한다.
이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생보사 초회보험료는 2017년 12조1천845억원에서 지난해 10조9천26억원으로 10.5% 감소했다. 한화·삼성·흥국·교보·미래에셋·신한·농협 등 7개 생보사의 1분기 초회보험료는 지난해 1조5천815억원에서 올해 1조2천175억원으로 23% 또 줄었다.
손보사들의 경우 자동차보험료 손해율 상승이 치명적이다. 올해 초 보험료를 3∼4% 올렸는데도 삼성화재(85.1%), 현대해상(83.8%), KB손해보험(85.9%), DB손해보험(84.3%) 등 대형 4개 손보사의 1분기 손해율이 적정 손해율(77∼78%)을 웃돌았다.
손보사들은 다음 달 1∼2%의 보험료 추가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하반기 3번째 인상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지만, 여름철 폭염·호우 등 예기치 못한 변수가 나타날 경우 손해율은 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보험사들의 자본비용 부담을 늘리는 회계(IFRS17)·감독(K-ICS) 규제 강화를 앞두고 있다. 자본확충을 위해 후순위채권과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고 있지만, 영업 위축과 순이익 감소 기조에서 발행 비용이 부담이다.
보험연구원 전용식 연구위원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부채구조 변화에 대응해 보험사는 준비금을 쌓아야 하는데, IFRS17과 K-ICS로 준비금 적립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며 "수익성 악화에 비용부담 증가로 설상가상인 격"이라고 지적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