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수온보다 낮아 사업성 떨어져
강화군 "도시관리계획 폐지 절차"

인천 강화 지역에서 처음으로 온천 개발 사업이 추진됐던 '덕정온천 개발 사업'이 27년 만에 사실상 좌초됐다.

인천 강화군은 '관광휴양개발진흥지구'로 지정된 불은면 상동암리 덕정온천 일대의 도시관리계획을 폐지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강화군은 불은면 상동암리 덕정산 일대에서 온천이 발견되자, 1992년 이곳 9만9천917㎡를 관광휴양개발진흥지구로 지정했다.

강화군은 덕정산 일대를 온천과 골프장, 관광호텔을 갖춘 복합레저단지로 조성할 계획을 세웠고, 서울 근교의 온천 단지라는 장점 때문에 많은 투자자가 몰렸다.

하지만 온천수 온도가 26.9~29.6℃로 적정온도(36~40℃)보다 낮아 사업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개발이 지연되기 시작했다. 온천수 온도가 낮으면 물을 데워 공급해야 하는 탓에 더 큰 비용이 필요하다.

온천 개발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 중인 석모도 온천수의 온도는 34~69.4℃다.

또 온천과 함께 추진되던 골프장 조성사업은 덕정산 산림훼손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반대에 가로막혔고, 골프장 건설을 위해 필요한 인근 지역 군(軍) 사격장 이전도 이뤄지지 않아 2000년대 중반부터는 사실상 사업이 중단됐다.

사업이 진척되지 않자 해당 지역 토지주들은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는다며 강화군에 도시관리계획 폐지를 지속해 건의했다.

이에 강화군은 토지주 등 이해관계인 등을 대상으로 도시관리계획 폐지에 대한 찬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찬성 의견이 우세하면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를 거쳐 최종 폐지할 방침이다. 도시관리계획이 폐지되면 토지주들의 재산권 제한도 해제된다.

강화군은 이후 이 일대에 지정된 온천원 보호지구(90만7천㎡)를 해제한다는 방침이다.

강화군 관계자는 "오랜 시간이 지나는 동안 주변 여건도 변한 데다, 토지 소유주도 개발 의향이 사실상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특별한 반대 의견이 없으면 늦어도 올 연말에는 도시관리계획이 폐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호·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