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청, 해외병원 협의 성과 없어
개발 느려 업무·상업용지 침체
산업부등 중앙부처와 협의 우선

인천 송도국제병원 개발사업이 민간사업자를 찾지 못해 장기간 지연되고 있다. 부지를 다른 용도로 활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송도 1공구에 8만719㎡ 규모의 병원 부지가 있다. '아트센터교' 인근에 있는 의료시설용지로, 송도국제업무지구에 포함된다.

이곳은 투자개방형 병원만 입주할 수 있었다. 인천경제청은 민간사업자 유치를 위해 미국 뉴욕 프레스비테리안(NYP) 병원, 미국 존스홉킨스 병원 등과 협의를 벌였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병원 건립에 큰 비용이 드는 데다, 외국인 거주자와 의료관광객만으로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 때문에 인천경제청은 송도 1공구 의료시설용지에 국내종합병원도 입주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해당 중앙부처에 건의해왔다.

지난해 2월 정부는 '현장밀착형 규제혁신 추진 방안'을 발표하면서 국내종합병원 설립 허용 입장을 밝혔다. 그해 8월 산업통상자원부 경제자유구역위원회는 국내종합병원 설립을 허용하는 내용의 '송도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 변경안'을 의결했다.

정부가 국내종합병원도 들어올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하지만 송도병원 개발사업은 아직 진전이 없다.

일각에서는 실현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 4월 기준 송도 인구는 14만7천190명이다.

500~800병상 규모의 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로 종합병원이 들어오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이다. 국내 의료기관이 송도에 투자하기엔 상주인구가 부족하다는 얘기다.

송도 1공구 의료시설용지 개발이 늦어지다 보니 그 일대가 침체된 것도 문제다. 의료시설용지 인근 업무·상업용지는 개발이 더디다. 맞은편에 있는 커넬워크는 7공구에 '트리플 스트리트'와 '현대프리미엄아울렛'이 들어서면서 상권이 침체됐다.

송도 1공구 의료시설용지를 다른 용도로 변경하려면 인천경제청 내부 및 산업부 등 중앙부처와의 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송도 1공구 의료시설용지 용도 및 활용 방안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협의를 벌이고 있는 것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