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이천의 초등학교 학생들도 무슨 내용인지 알만한 단어다. 길거리에 나부끼는 현수막의 문구내용에 대해 "왜 그러느냐"고 묻는 사람들도 없다.
과거 SK하이닉스 증설 불가방침 반대, 군부대 이전 반대 집회 당시 전 시민들이 나선 집회는 규모나 방법이 그럴싸했다.
그러나 하이닉스 앞의 건설노조 집회, 신하리에서 열리는 화물노조 집회, 단결투쟁 차량들. 거기에 부악공원 개발사업 반대, 구만리뜰 공원 반대 등 잇따라 열리는 소규모 집회는 '관심 밖의 단체 행동'으로 치부되고 만다.
한 시민은 "관심을 끌기 위해선 단체 행동이라는 방법으로 '떼로 하면 된다'는 인식이 점차 자리 잡아가고 있어 걱정이다"라고 말한다. 화합과 소통은 없고 점차 늘어만 가는 길거리 투쟁에 시민들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다.
그렇다면 시장 권한의 낡은 프레임을 싹 뜯어내고 시민의 의견에 중점을 둔다는 시장이 문제인가? 무엇이든 떼로 하면 해결된다는 시민의식이 문제인가?
'떼법'에 비상식이 상식으로 변하는 사회를 막으려면, 이제는 소통의 공간도 마련해봐야 한다.
예로, 매월 한 번 정도 필드에 오르기 전 시위를 하려는 시민들과 관련 부서들이 공공장소에 모여 막장 토론 후 '전장'에 나서도 된다. 시위 전 집행부의 충분한 설명으로 오해 충돌의 소지를 없애고 행위자 또한 직접 참여해 무엇이 현명한가를 선택하게 하는 것이다.
여기에 시민들 관중을 더해 판단은 시민의 몫으로 한다면 '양자 간의 소통 부재, 불통행정' 소리는 면치 않을까.
이천 시민들은 굵직한 현안으로 많은 집회를 해본 '선수'다. 이제는 시위도 피로감만 쌓지 않고 품격있게 해봄이 어떨까.
/서인범 지역사회부(이천) 차장 sib@kyeongin.com